(베이징=연합뉴스) 베이징현대 자동차를 구입한 중국 소비자들이 회사가 2년반 동안 자동차 가격을 내리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어 베이징현대측이 사태수습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영자신문 상하이 데일리는 3일 베이징현대 노재만 대표가 지난 3월 중국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2년6개월 동안 자동차 가격을 인하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는 불과 3개월 만에 액센트 자동차 가격을 8천위안(약 97만원) 내려, 그에 앞서 자동차를 구입한 중국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베이징현대측은 이와 같은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노재만 대표는 지난 3월 신차발표회에서 가진 인터넷 신문 써우후(搜狐)와의 인터뷰에서 "신형 액센트 가격이 높아 보이는데 향후 가격 인하를 염두에 두고 가격을 높게 설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신차를 출시해서 가격을 발표하면 2년반 동안은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노 대표는 구체적으로 액센트 가격을 인하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적이 없고, 신차 가격이 높다는 질문에 일반적인 생각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베이징현대측은 설명했다.
상하이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측의 '약속'을 믿고 당시 액센트를 구입했던 중국 소비자 110여명이 할인된 가격만큼 소비자에게 되돌려 주고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의 집단행동을 주도하고 있는 돤무잔쥔 씨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을 경우, 액센트를 구입한 60여명의 소비자들이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소비자협회도 지난 18일 베이징현대 관련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수하고 소비자와 회사간 중재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현대측은 이미 법률 자문을 통해 노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 회사가 책임져야 할 법률적 구속력을 갖춘 약속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단지 이번 소비자 집단행동을 무마하기 위해 보상하지는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총 1만대의 신형 액센트 승용차를 판매한 베이징현대측은 보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경우 자금부담 뿐 아니라 액센트 외에 다른 차종의 가격인하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푸조자동차는 지난 2004년 푸조307 모델 가격을 2만위안(약 242만원) 인하한 후, 가격인하 이전에 구입한 사람들에게 1인당 6천위안(약 73만원)을 돌려준 바 있다.
소비자 권리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 중국인들이 구입한 제품에 불만이 있는 경우 무리한 요구와 무차별 투서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