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홍콩의 대기오염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상당수 헤지펀드가 싱가포르로 옮겨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4일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고위 임원들은 홍콩의 대기오염에 따른 생활 및 건강 문제가 홍콩에서 활동중인 펀드 매니저들의 싱가포르 이전을 촉진하고 있다며 홍콩의 금융경쟁력이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한 임원은 "헤지펀드의 조합원 계약상에는 대기오염 문제가 포함돼 있다"며 "현재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홍콩에서 계속 머물기를 원하는 반면 다른 펀드매니저들은 가족들을 위해 싱가포르로 옮겨가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크 인베스트먼츠나 콩코디아 어드바이저 등 미국 헤지펀드도 개인생활 문제를 주된 이유로 삼아 아시아지역 영업본부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중이다.
아시아지역에서 28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도이치자산관리(DeAM)도 최근 아시아본부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
DeAM 아시아 담당 책임자인 에드 피터는 "생활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인중 하나였다"며 "새 싱가포르 조직에 합류하는 많은 사람들이 `내 아이들을 홍콩의 스모그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드헌터 업체들은 또 일부 홍콩 펀드매니저들이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싱가포르의 뮤추얼펀드 부문에서 새 일자리를 찾으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3년간 각종 세제혜택과 규제완화, 삶의 질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홍콩 등 해외의 헤지펀드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중이다.
지난 6월말 현재 홍콩의 공식적인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160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에선 68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이런 차이는 급격히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홍콩은 현재 인접 공단지대인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넘어오는 대기오염으로 해마다 1천600명이 숨진다는 통계까지 나오며 대기정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콩의 대기오염 물질 가운데 70%가 광둥성에서 건너오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