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중국에서 경제가 비교적 발달한 지역의 승려들 가운데 90%가 결혼해 자녀까지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롄허짜오바오(聯合早報)는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종교계에 계율이 무너지고 배금주의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승려들은 일반인과 똑같이 아내와 자녀를 두는 등 이미 계율이 사문화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가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내세우며 종교와 일반 사회의 상호 연동을 강조하고 있어 종교가 지나치게(?) 사회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최근 전국 유명 사찰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년맞이 타종행사는 중국 불교계의 타락을 말해주는 좋은 사례다. 상하이(上海) 위포(玉佛)사는 올해 새해 첫 타종하는 데 8만8000위안(약 1144만원)을, 룽화(龍華)사는 타종 1회에 3000위안(약 39만원)을 받았다. 사찰의 타종이나 향불은 일종의 상품이 돼 중개인도 생겨났으며 기업이 공무원에게 받치는 뇌물로 이용되고 있다.
중국불교협회 상무부회장 성후이(聖輝) 법사는 "자본주의 경제가 배금주의, 향락주의,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양산해 많은 승려의 신앙이 약해지고 도덕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부 승려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권과 결탁해 부패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중국 불교의 미래가 어둡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