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환율정책의 유연한 운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위안화 절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인민은행은 9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2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대외수지 불균형은 중국이 직면한 5대 경제난제 중 하나"라며 "무역수지 흑자 축소를 위해 위안화 환율을 더 유연하게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10일 외신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시사한 것이라면서 이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것이라는 점을 인민은행이 시사했다"며 "이는 지나친 무역흑자와 과도한 저축률로 인해 발생한 불균형 상태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 금융당국이 환율에 손을 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민은행 보고서는 "위안화 환율을 적정하게 사용하면 특별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런 조치가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전반적인 균형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인민은행은 대외수지 불균형 해소를 위해 소비를 확대하고 저축률을 떨어뜨리는 등 이제는 소비와 생산이 함께 주도하는 경제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추가 절상을 단행할지 여부나 환율 변동폭이 확대될지에 대해서는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전격적으로 2.1% 높이면서 환율 바스켓 제도를 채택하고 환율 하루 변동폭도 상하 0.3%로 정한 바 있다.
◆ 중국, 7월 무역흑자 사상 최고
= 중국의 7월중 무역흑자가 146억1300만달러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써 중국은 5월 130억달러, 6월 145억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월간 무역흑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됐다.
10일 중국 해관총서는 7월중 803억37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 657억2400만달러어치를 수입해 무역흑자가 146억13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중국의 1~7월중 무역흑자는 모두 759억5400만달러(약 73조2000억원)로 늘어나게 됐다.
◆ 미국 재무ㆍ상무장관 다시 중국으로
=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 상무장관은 각각 9일 중국대표단 면담계획과 중국 방문계획을 밝히며 위안화 평가절상, 무역역조 해소와 관련해 또다시 파상공세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은 "지난해 연간 2020억달러에 달하는 대중국 무역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1~5월에도 대중국 무역적자가 지난해보다 13% 더 늘었다"며 대중국 무역적자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폴슨 재무장관은 위안화 문제, 구티에레스 상무장관은 지적재산권과 수출입 환경 문제 등으로 대중국 무역마찰 해결을 위한 역할 분담에 나섰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은 지난해 취임 후 이미 중국을 세 차례 방문한 데 이어 9일 "미국 20~30개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 수출확대 문제를 중점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위안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폴슨 재무장관이 환율 변동을 유연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재무장관은 다음달 7~8일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 대표단과 직접 협상을 벌이게 된다.
또 9월 19~20일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회의에서 중국 대표단과 얼굴을 맞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