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지난 7월 한달 동안에만도 중국에서 237명이 2종 법정전염병인 광견병(공수병)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수도 베이징에도 광견병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는 최근 산둥(山東), 윈난(雲南), 광둥(廣東) 등지에서 잇달아 광견병 사망사건이 보고되고 7월중 전국의 광견병 사망자가 법정 전염병중 최고를 기록함에 따라 11일 긴급 광견병 방역회의를 소집, 광견병 응급대처방안을 시달하는 한편 관내의 개 사육장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해 규정 위반 사육장을 단속하기로 했다.
위생부가 매달 발표하는 '전국 법정보고 전염병 발생 상황'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각각 192명, 197명, 237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해 27가지의 1, 2종 법정 전염병 가운데 최고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폐결핵, B형간염, 에이즈 등의 순이었다.
특히 산둥성 지닝(濟寧)시 16개 마을에서는 금년 들어 16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해 현지 정부가 이달 초순 발병지역 반경 5㎞ 이내의 개 5만마리를 도살처분했으며, 윈난성 머우딩(牟定)현에서도 3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하자 지난달 말 주민사회에서 5만마리의 개를 도살한 바 있다.
베이징의 경우는 올해 팡산(房山)구에서 1명이 광견병에 감염돼 사망했으며, 지난해에는 펑타이(豊臺)구에서 2명이 사망했다. 11일에는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시에 사는 출생 1년6개월 된 여자 아이가 20여일 전 개에 오른쪽 어깨를 물려 베이징 아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중 사망했다.
올해 베이징에서 개에 물린 사람은 모두 6, 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신속하게 백신을 주사하는 등의 조치로 현재까지는 대규모로 광견병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베이징시의 광견병 응급대처방안에 따르면, 각 의료기관은 병에 걸린 개나 사람을 물어 상처를 낸 개를 발견했을 경우 상급기관에 즉시 보고하는 한편 문제의 개를 시 공안국 산하의 유치검사소에 보내 검사를 받도록 하고 물린 사람은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가 백신 및 혈청 주사를 놓아주어야 한다.
또 시 농업국은 위생부문 및 공안부문과 상호 광견병 통보 시스템을 구축, 일단 광견병이나 의사광견병을 발견했을 경우 즉시 위생당국에 신고하고, 공안부서에 연락해 등록된 개의 면역상황을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베이징시는 이와 함께 현재 공안부문에 등록된 개에 대해서만 무료로 실시하고 있는 면역조치를 관내의 모든 개에 대해 강제로 시행하기로 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현재 건립중인 '유랑동물수용소'에 광견병의 주된 매개체인 떠돌이 개와 고양이 등을 수용할 계획이지만 장시간 수용되는 떠돌이 동물은 국제관례에 따라 안락사시킨다는 방침이다. 베이징에는 떠돌이 개는 그리 많지 않으나 떠돌이 고양이가 많아 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