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활약중인 중국계 스타 선수 야오밍(姚明.휴스턴)이 최근 공익광고에 출연해 상어지느러미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중국 요식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야오밍은 시즌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와 지난 2일 미국야생동물보호협회가 후원하는 공익광고에 출연, 멸종위기에 놓인 상어를 보호하기 위해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 나는 어떤 경우에도 절대 상어지느러미를 먹지 않겠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여러분도 나와 함께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을 보호합시다"라고 말했다.
이 공익광고가 방송을 타고 시청자에게 전해지면서 중국내 수산업계와 요식업계의 즉각적인 항의가 쏟아졌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산물 생산업체들이 연명으로 야오밍의 발언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업계는 야오밍의 생각없는 말 한마디가 상어지느러미 소비시장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당신의 말은 너무 경솔했다. 구체적인 조사나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내뱉은 말이 전세계의 수산업계와 해산물업계, 요식업계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의서한은 중국 대륙뿐 아니라 중국으로 상어지느러미 식재료를 수출하는 일본과 싱가포르 등 외국의 수산업계에서도 쇄도했다.
야오밍측 관계자는 이들 외에도 홍콩의 6개 단체가 연명으로 보낸 항의서를 받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오밍은 에이전트인 장밍기(章明基)를 통해 이런 업계의 비난을 일축했다.
그가 멸종위기의 상어를 보호하기 위해 상어지느러미를 먹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평소 야생동물에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상어지느러미 스프를 요리하기 위해 상어 몸체의 5%에 해당하는 지느러미만 취하고 95%는 버리는 낭비가 이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식도락가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상어를 남획하는 바람에 지난 15년 사이 개체수가 80%나 감소했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상어가 멸종한다면 생태계가 균형을 잃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지 예측하기조차 힘들어진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야오밍은 에이전트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13억 중국인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자격으로 의견을 밝힌 것 뿐이라며 사태 진정에 나섰지만 업계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