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7년, 그 즐거운 경험들"
7년, 짧지 않은 세월이다. 그 7년 중국생활을 이제 끝내려 한다. 특파원이라는 큰 짐을 내려놓는다.
7년 전, 노신(鲁迅)과 솔즈베리를 가슴에 안고 베이징에 왔다. 노신처럼 고뇌하고, 또 고뇌하면서 중국을 보겠노라고…. 이 시대 대한민국의 한 특파원으로서 솔즈베리와 같은 큰 기자가 되겠노라고….
베이징과 상하이 특파원 생활을 마치려는 지금, 그 날들을 돌이키게 된다. 나는 과연 초심을 지켰던가?
가끔 주위에서 '중국통 기자'라는 말을 듣곤 한다. 치즈를 듬뿍 바른 달콤한 말이기에 별로 신경은 쓰지 않는다. 그 말에 우쭐하는 바보는 아니다. 중국 경제성장률을 꽤 차고 있다고 중국을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책 몇 권 썼다고 중국에 정통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중국에서 경제학박사를 땄다고 중국경제를 알 수 있는 것인가?
내 머리는 지금 텅- 비어있다. 도대체 중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다시금 생각을 해 봐도 모르겠다. 정리가 안 된다. 경제학박사 학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베이징의 한 지인은 이렇게 말한다. "오래 있다고 중국 잘 아는 것 아니냐, 오히려 중국이라는 숲에 파묻혀 나무만 볼 뿐 큰 숲은 보지 못할 수 있어. 이 중국 땅에 10년 이상 중국에서 생활한 사람이 적지 않아. 그들이 중국을 아는가? 아마 바보가 더 많을 껄."
내가 혹 그 꼴은 아닌가? 중국이라는 숲에 갇혀 헤매고 있지는 않는가?
이제 그 숲에서 빠져나가려 한다. 조금 떨어져 중국을 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혹 매혹적인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나 않을까, 작은 가슴 떨림 현상도 맛본다.
중국에서 7년은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대학에서 중국을 전공한 나로서는 행복한 시절이기도 했다. 내 기사를 눈여겨 봐 주시는 여러 독자가 있기에 든든했다. 그 즐거운 기억만을 갖고 중국을 떠나려 한다. 이후 어떤 위치에서, 어떤 모습으로 활동하든 중국의 변화를 추적하는 나의 노력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 길에 독자 여러분이 함께 하시리라 믿는다
Good Bye Ch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