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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대장정, 선열들의 현장을 걷다

[2015-11-12, 07:52:20] 상하이저널

과거의 광복과 미래의 통일


 

 단동의 압록강 단교
 
광복이란 말 그대로 ‘빼앗긴 빛을 되찾는다’는 뜻이다. 1910년 우리 민족은 일제에 ‘빛’을 빼앗긴 이후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흑 속에서 지내야만 했다. 결국 35년의 고달픈 투쟁 끝에 우리 민족은 다시 빛을 볼 수 있었지만, 몇 년 후에 바로 분단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벌써 광복이 된 지 7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통일이라는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 있다. 김구는 독립한 이후에도 자신의 첫 번째, 두 번째, 마지막 소원마저 모두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라고 말을 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지구 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로 그의 소원은 여전히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2일은 나에게 매우 뜻 깊은 일정이 되었다.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국지역회의가 주최한 임정대장정에는 나를 포함한 ‘한인 청소년’ 33인이 참석했다. 이번에 선정된 33인의 의미는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을 했던 민족 대표 33인을 상징한다. 우리 33인은 공통된 목표, 즉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주권을 찾기 위해 선열들이 남긴 희생정신을 기념하는 것, 독립운동과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 또한 통일의 열망을 끌어올려 한민족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마음가짐으로 8박 9일이라는 여정에 임했다. 우리는 8박 9일 동안 대련(大连), 뤼순(旅顺), 단둥(丹东), 충칭(重庆), 류저우(柳州), 광저우(广州), 창사(长沙), 우한(武汉), 항저우(杭州), 자싱(嘉兴), 전장(镇江), 상하이(上海)등 다양한 독립 유적지를 참관하면서,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느껴보려고 했다.

 
 
 
 

이번 8박 9일은 어느 기간보다 빨리 지나갔다. 중국, 한국, 미국, 스페인, 러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세계 각국에서 모인 33명이지만, 결국 우리에게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현재 나를 포함한 타국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은 어린 나이부터 다른 문화에 익숙해지고,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경우가 많다. 이 계기를 통해서 비록 우리는 다른 배경에서 왔고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하지만, 결국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통일을 향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우리가 노력하지 않는 이상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분단에 대한 책임과 아픔을 후손에게 미루는 일이 될 것이다.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을 둘러보는 건 모두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류저우 한국 임시정부를 방문한 5 일차는 오전 8시 반부터 저녁 8시까지 이동만 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자꾸 지체되는 시간에 힘들었지만, 내가 행사에 참가한 목적을 생각해보니 내 자신이 상당히 부끄럽게 느껴졌다. 약 80년전, 교통도 불편하고 언제 일본군이 습격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먼 길을 하루하루 고단하게 이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들은 힘든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험난한 길을 걸었을까. 길고 힘든 이동시간은 그분들이 ‘독립’이라는 공통된 꿈을 이루기 위해서 희생했던 시간과 노력을 더 돋보이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번 여정에서 나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곳은 단동의 ‘압록강단교’(鸭绿江断桥)였다. 단교라는 뜻대로 다리는 반쯤 가서 끊어져 있었고, 우리들은 다리 끝에서 북한땅을 지켜봐야만 했다. 막상 북한땅을 보았을 때는 안타까운 감정이 앞섰다. 중국인도 갈 수 있는 우리의 땅에 우리가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고, 같은 역사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데도 강 건너 멀리서 북한 땅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아팠다. 통일이 하루라도 빨리 와서 이 끊어진 다리가 이어질 날을 기대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박준성 (SCI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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