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의 대학당국이 9월 새학기 시작을 앞두고 신입생 학부모들의 과잉보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하이 데일리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새학기 시작을 앞두고 대학당국은 캠퍼스로 돌아오는 수천명의 학생들 뿐 아니라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학생들과 이들을 따라 시골에서 올라오는 학부모들 처리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독생자녀'에서 비롯된 중국 학부모들의 유별난 자식사랑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며 학교 등교 시간에 학생들을 배웅하기 위해 혹은 하교시간에 학생들을 맞기 위해 교문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는 학부모의 모습도 더이상 진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이미 어른이 된 대학 신입생들을 돌보기 위해 학부모가 시골에서 줄줄이 올라오는 모습은 좀 지나친듯 하다.
학부모들이 스스로 거처할 곳을 찾는다면 대학당국도 고민할 이유가 없지만 지난주 베이징(北京)의 칭화(淸華)대학의 교문밖에서 수백명의 학부모들이 새우잠을 자고 있는 모습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학당국은 신입생 학부모를 위해 따로 기숙사를 마련하거나 인근 여관을 알아봐야할 상황에 처했다.
대학의 관리들은 "제발 학생들을 내버려둬라. 문제를 그들의 손에 맡겨라"고 학부모에 권하고 있다.
상하이(上海)대학의 바오산 캠퍼스는 학부모들을 위해 300개의 별도 기숙사를 긴급히 마련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된다.
대학당국은 학부모들에게 하룻밤에 10위안(1천200원)에서 20위안 정도를 받는다.
학교 당국은 또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한방을 쓰는 학부모들을 위해 돗자리와 베개를 제공해주고 있다.
상하이의 자통(交通)대학과 통지(同濟)대학에서도 유사한 풍경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대학에서는 상하이 출신이 아닌 신입생 학부모를 위해 예약을 받아 기숙사를 마련해주고 있다.
상하이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걱정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줄줄이 학생을 따라 올라올 경우 대학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는 신입생을 따라 부모가 시골에서 올라오지만 가끔씩은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숙모, 조카들까지 따라오는 경우가 있다.
안후이(安徽)성에서 올라온 한 학부모는 "아들의 대학입학에 흥분을 느낀다"면서 "아들이 스스로 모든 일을 잘 처리할지 걱정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자통대학의 한 관계자는 "부모가 모든 일을 돌봐서는 안된다"면서 "학생들은 이미 어른이며 그들을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서 존중하고 그들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