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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학교 졸업사진, 교민에게 최초 선보여

[2006-08-29, 00:07:08] 상하이저널
상하이 재개발 사업으로 민족혼이 서린 인성학교(仁成学校) 건물이 철거된 자리에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마당루(马当路) 셰청(協成)리 1号에 위치했던 인성학교는 일제강점기 상하이 유일한 민족학교였다. 나라를 빼앗기고 망국의 한을 안은채 상하이로 건너온 조선사람들에게 민족혼을 심어주던 곳이기도 했다.

당시 인성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이 자신이 고이 간직해온 졸업사진을 한데 모아 전시회를 마련했다. 8월 28일부터 쿤산루(昆山路) 113号 코리아식당에서 열리는 '인성학교 졸업사진'은 총 20여점의 사진들이 최초로 상하이 교민들에게 공개되는 뜻 깊은 자리기도 하다.

사진을 준비한 코리아식당 한영숙(64) 사장도 인성학교 졸업생이다. 상하이에 있는 선후배들은 대부분 북한(북조선) 국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한국국적을 가진 `교민'이다. 중국인과 결혼했고 아들 역시 인성학교에 보냈다. 1988년 당시 ㈜대우 도움으로 임시여권을 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부터 9년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한국에 묶여 있다가 결국 한국국적을 얻어 1997년에 상하이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한국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녀는 전시회에 내걸 사진들을 상자속에서 조심스럽게 꺼내 보인다. 당시 친구들과 선생님을 회상하며 잠시 숙연한 모습을 보인 그녀는 "기꺼이 사진을 제공해준 선후배들께 고맙다. 대부분 칠순 이상된 분들이다. 국적은 서로 다르지만 조선을 하나로 아는 사람들이다''라며 이번 전시회가 그들이 정성으로 마련된 것임을 강조한다.

사진과 함께 이색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임정 특선 음식', 이것 역시 최초로 선보이는 것이다. 모든 재료와 요리기법까지 당시 그대로 재현된 음식들이다.
사진을 통해 역사를 다시 바라보고, 음식을 맛보며 역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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