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에서 고객들이 맡긴 돈 100억원대를 가로챈 시중은행 간부가 경찰에 적발됐다.
법제일보(法制日報) 2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민영은행 중 하나인 민성(民生)은행 지난(濟南)분행의 한 지점 업무부 간부인 쑨펑(孫鵬)이 2004년부터 2년간 착복한 고객의 예금은 1억위안(약 121억원)에 이른다.
그는 고율의 이자를 미끼로 고객을 유치해 이들이 맡긴 돈을 빼내는 수법을 반복하면서 편취한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가 고객 돈에 엉뚱한 욕심을 품게 된 것은 2004년 7월 한 고객으로부터 사채 400만위안을 빌려 석탄사업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하면서부터다.
3개월분 이자 51만위안과 원금을 갚기 위해 다른 고객으로부터 1천200만위안을 다시 사채로 끌어왔고 이런 식으로 돌려막기가 계속되면서 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이번에는 기업의 자금을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뇌물을 줘가며 수천만원대의 돈을 자기 은행 지점 계좌에 입금하도록 한 뒤 기업 모르게 만든 카드로 빼내는 방법으로 '대어'들을 낚아나갔다.
그러나 거듭하던 쑨펑의 범죄행각은 한 강직한 기업 회계 담당자에 의해 꼬리가 밟히고 말았다.
이 기업의 회계담당자는 쑨펑이 준 '촌지'까지도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등 원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다 민성은행에 개설한 당좌계좌에서 3천만위안이 빠져나간 것을 추궁한 끝에 쑨펑의 범행임을 알아차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쑨펑은 가로챈 고객 예금을 쪼개 고리채를 갚거나 사업투자에 사용했고 유흥비로도 썼으며, 막대한 양의 복권을 구매해 이 중 2차례나 복금 500만위안짜리 1등에 당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