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의 젖줄인 창(長)강의 중하류 일부 구간의 수위가 올 여름 들어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부쩍 '이상한 현상'을 나타낸 뒤 중국 당국은 지난 5월 댐 축조공정을 완전히 마친 싼샤(三峽)댐 때문에 빚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창강은 지난 22일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의 수위가 1877년 수문자료를 기록한 이래 최저인 40.46m를 기록했고, 이어 25일 한커우(漢口)에서는 1865년 수문자료 기록 이래 두번째 낮은 수위인 17.07m로 내려갔다. 또 28일의 다퉁(大通) 수위는 1972년의 7.52m보다 1m 가까이 낮은 6.64m를 나타냈다.
이같은 갈수 현상은 주로 후베이성 관내에 있는 창강의 거의 모든 구간과 창장의 큰 지류인 한(漢)강, 기타 소지류 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 한강에 있는 단장커우(丹江口)댐의 경우 28일에는 거의 영(0) 수위까지 내려갔으며, 몇몇 소지류는 지난달 30일 이후 차례로 단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창강과 그 지류 여러 곳에서 이처럼 강물이 크게 줄어들고 이로 인해 창강의 수상교통과 수력발전 등이 심각한 영향을 받음에 따라 그 원인이 싼샤댐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창강수리위원회가 28일 후베이성 성도 우한(武漢)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명에 나섰다.
이 위원회의 스광첸(史光前) 강무국(江務局) 국장은 일반적으로 강물이 1년중 가장 많을 때인 증수기(增水期)임에도 불구하고 창장의 수위가 낮은 것은 싼샤댐과는 관계가 없고 강 상류 지역의 강우량이 8월 초순에는 예년의 80%, 중순에는 40%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스 국장에 따르면, 장마철인 6-7월에는 물론 8월 들어서도 아열대성 고기압으로 인해 창강 상류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빗물 입수량이 예년의 60-70%에 불과했고, 대기 환류의 영향으로 쓰촨(四川), 충칭(重慶) 등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오지 않는 가운데 고온현상이 계속돼 50년만에 처음 보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충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지난 20일 현재 가뭄이 40일 이상 지속됐고, 특히 퉁난(潼南) 등 13개 구.현에서는 가뭄 지속기간이 45일, 펑수이(彭水)에서는 56일, 우시(巫溪)에서는 무려 87일을 기록했다. 또 완셩(萬盛)구 관내의 12개 하류 가운데 9개는 이미 단류됐고 2개는 단류 직전이었다.
싼샤댐의 경우 지난 2003년 6월초 이후 저수위가 135m에 이른 이후 증수기에도 기본적으로 이 저수위를 유지하면서 입수량에 따라 방류를 하지 무조건 저수하지 않기 때문에 올해 창강 상류 일부지역에 출현한 가뭄이나 징(荊)강 구간의 역사상 최저 수위 현상은 싼샤댐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기상당국은 지난 17일 쓰촨과 충칭 지방의 섭씨 40도를 넘는 이상 고온과 가뭄이 싼샤댐 때문이라는 주장이 일부 전문가들과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되자 그러한 주장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고온과 가뭄의 원인이 대기 환류의 영향 때문이라고 강조했었다.
충칭시 기상대는 28일 관내의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 기온이 37도를 넘어서고 어떤 곳에서는 41.8도까지 치솟음에 따라 금년 여름 이후 21번째 홍색 고온 경보를 내리고 앞으로 3일 동안 도시지역 최고기온이 40도를 웃돌 것이라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