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에서 결혼상대를 찾기 위해 가는 곳이 전통적인 결혼중개업소나 인터넷만은 아니다.
상하이 데일리 1일자 보도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를 넘긴 자녀를 둔 중국의 부모들이 자녀의 나이, 신장, 교육받은 정도, 직장 등을 명기한 세부 이력서와 자녀의 사진을 들고 공원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자녀의 부모들은 공원에서 만나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괜찮은 상대라고 판단되면 자녀들의 만남을 주선하게 된다.
베이징(北京)의 자금성에서 가까운 한 공원에서 만난 장뎬웨이씨는 "딸이 너무 바빠 배우자를 찾을 수 없다"면서 "인생이 외롭지 않도록 딸애를 돕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딸애도 내가 여기에 온 것을 알고 있고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즉석 미팅이 이뤄지는 공원은 4곳이다. 이른바 야외 결혼시장은 2004년에 생겨났고 아침에 운동을 위해 공원에 나온 자식을 둔 부모들이 주도했다.
부모들은 공원에서 자녀의 배필을 찾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나이를 비교하고 생년월일을 따져 궁합이 맞는지를 알아보며 혈액형에 따라 상대의 성격을 추측한다.
어떤 부모는 자녀의 사진앨범집을 들고 다니면서 졸업가운을 입은 사진, 군복이나 캐주얼 복장의 사진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시선을 끌고 있다.
31세가 된 아들의 상대를 찾기 위해 공원을 찾은 라오류씨는 "사진에서 괜찮게 보이는 여자를 몇차례 만났는데 실제모습과 달랐으며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어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