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최형규] 이달 중순부터 홍콩에 문자로 된 자동차 번호가 등장한다. 예컨대 'I Love You(나는 너를 사랑해)' 'Porsche(포르셰)' 같은 자동차 번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이름을 넣은 번호도 괜찮다.
홍콩 운수서(교통부)는 31일 시민들이 개발한 창의적 자동차 번호 210개를 이달 16일 첫 경매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운수서가 이 같은 자동차 번호를 허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획일적인 자동차 번호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넣어 시민들이 자동차 번호를 보면서 웃거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이번에 경매된 번호에는 'Babyface(아이 얼굴)' 'Handsome(멋쟁이)' 'HaHa(웃음소리 하하)' 등 시민들이 보는 순간 웃음을 짓게 되는 단어가 많았다. 둘째는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세계 최고의 시장경제를 자랑하는 홍콩인 만큼 개인이나 기업인이 자동차에도 홍보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주겠다는 뜻이다. 셋째는 세수 확보다. 각각의 문자 자동차 번호 최저 입찰가는 5000홍콩달러(약 60만원)다. 이번 경매를 통해 운수서는 최소한 105만 홍콩달러(약 1억2600만원)를 벌어들인다. 그러나 좋은 이름의 경우 입찰자가 많아 수입은 10억원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문제의 소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