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까지 더한 포백 'Good'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강호 멕시코를 잡고 해외 전지훈련 마지막 평가전을 성공 리에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 결과적으로는 `행운의 골'에 편승한 영향이 있긴 했지만 내용은 결과 보다 알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멕시코를 상대로 전•후반 슈팅 수 18대 9의 압도적인 공세를 폈다. 결정적인 기회도 물론 훨씬 더 많았다. `압박의 힘'으로 중원을 장악하자 공격 전개시 측면 공간을 활용한 플레이가 살아났고 덩달아 포백(4-back) 수비 라인도 안정감을 찾았다.
▶ 훈련 효과 100% 근접
이천수는 "훈련을 통해 확실히 팀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90분 내내 뛸 체력이 생겼고 어떤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지훈련 초반 중동에 막 도착했을 때 약체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상대로 힘겨운 일전을 펼쳤고 홍콩에서 덴마크의 역공에 맥없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패배를 자양분으로 삼아 팀의 완성도를 차츰 높여간 것이다.
태극호는 가장 강한 멕시코를 만나 초반 다소 위축됐던 모습을 곧 걷어내고 70분 이상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 강자 앞에서 빛난 압박
무엇보다 김남일과 이호의 협력 플레이가 빛났다. 멕시코 공격•미드필더진은 다들 테크닉이 뛰어나 보였지만 두 명이 한꺼번에 앞뒤로, 또는 좌우에서 달려들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남일은 전반 40분 포백 바로 앞에서 확 튀어나오며 볼을 빼앗는 등 두 차례 가로채기로 공세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에만 다섯 번이 넘게 `깨끗한 가로채기'가 나오면서 경기의 흐름은 급속히 아드보카트호로 넘어왔다. 이제 볼이 아직 도달하지 않는 공간까지 지배할 수 있다면 완벽한 압박이 가능해진다는 것.
▶ 포백 안정감 찾았다
전반 3분 중앙 수비가 멕시코 공격형 미드필더 루이스 페레스를 놓쳐 순간적으로 골지역 중앙에서 기회를 내준 장면이 나왔다. 이어 2분 뒤에는 최진철이 김진규에게 횡 패스를 하다 프란시스코 폰세카에게 볼을 차단당해 위기를 맞을 뻔 했다. 그러나 그걸로 실수는 끝이었다.
종료 10분 전 이호가 태클로 중앙 돌파를 시도하던 교체 스트라이커 바우티스타의 쇄도를 차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진이 적절히 힘을 보태니 포백 수비진은 보기좋은 일자 라인을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었다. 오른쪽 윙백 조원희가 오버래핑을 다소 자제한 면도 있었지만 좌우 불균형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 `결정력' 마지막 남은 과제
베어벡 코치는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만 단 하나 골 결정력은 여전히 남은 과제라고 했다. 3월1일 앙골라전까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드보카트호가 이날 날린 슈팅(18개)은 지난 12일 코스타리카전과 같고 9일 LA 갤럭시전(19개)에 이어 9차례 평가전 중 두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정작 골은 상대 골키퍼 오스왈도 산체스의 어이없는 실수를 놓치지 않고 차넣은 이동국의 재치에서 나왔다.
지난해 세 차례 평가전에서 꼬박꼬박 두 골씩 터뜨렸던 아드보카트호의 득점력은 갤럭시전에서 3골을 넣은 걸 빼면 이번 전훈 기간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분명히 남아있는 무거운 숙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