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 북한이 20세 이하 세계여자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북한여자축구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5-0으로 크게 이기고 우승컵을 안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한 국제대회에서 남북한을 통틀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북한 여자청소년 대표팀이 처음이다.
북한은 특히 세계여자청소년축구대회에 처음 참가해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북한은 전반 29분 조윤미가 골문 앞에서 중국측 수비수 2명과 혼전을 벌이다 공을 옆으로 밀어넣어 선제골을 따냈다.
이어 전반 39분 스트라이커인 김성희가 추가골을 넣은데 이어 전반 인저리 타임 때 김성희가 코너킥한 볼을 중국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낸 것을 차넣어 대승을 예고했다.
김성희는 후반 7분 중거리슛이 중국 골키퍼의 손을 맞고 흘러나오는 것을 또 한번 골문 안으로 밀어넣어 해트트릭을 세웠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북한은 후반 11분 길선희가 코너킥을 받아 가볍게 차넣어 쐐기를 박았다.
북한 대표팀 유니폼과 같은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300여명의 북한 응원단은 경기 내내 서서 관전했으며 "이겼다"와 "강성대국"을 연호했다.
대회에서 5골과 어시스트 1개를 기록한 김성희는 실버슈를 받았으며, 중국 스트라이커 마샤오슈가 5득점, 2개 어시스트로 영예의 골든슈를 차지했다.
북한 대표팀은 특히 공정한 경기를 한 팀에게 주어지는 FIFA 페어플레이상도 수상했다.
한편 경기와 시상식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광석 북한 감독은 "장군님과 조국 인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희 선수는 "우리나라는 축구에 관해서는 작은 나라가 아니고 세상을 뒤흔드는 나라다"라고 말했다.
이날 결승 경기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수중전으로 진행됐으며,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축구연맹회장과 FIFA 주요 인사들이 경기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