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시의 사회보장기금 관리 책임자가 개입된 기금유용사건의 파장이 확대되면서 중국에서 연금기금이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시의 기금관리가 이 상태라면 다른 지방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산과는 달리 기금은 감시대상에서 비껴있어 유용과 비리가 있을 가능성이 큰데다 중국에서 지금까지 제대로 기금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중국의 회계감사 주무부서인 심계서의 감사통보에 지방관리들이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연금기금에 대한 조사를 촉발시킨 주쥔이(祝均一) 상하이시 노동.사회보장국장은 상하이-항저우(杭州)간 고속도로 경영권을 따낸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투자회사에 사회보장기금 32억위안(약 3천900억원)을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장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사회보장기금은 매년 20%씩 늘어나고 있다. 기금 총액은 작년말까지 1조8천억위안(216조원 상당)을 넘었으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노동사회보장부의 한 관리는 "연금개혁으로 사회보장기금의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면서 "관리감독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6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998년 이래 최소 160억위안이 유용 또는 횡령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한번 유용된 기금을 다시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의 사회보장체계 하에서 근로자들은 연금, 실업, 의료, 산재보험과 여자의 경우 출산 전후에 보험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고용주와 근로자들이 분담하는 사회보험프로그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사회보장기금의 가장 큰 문제는 투자와 운용이라면서 기금 운용수익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과거에는 기금을 은행에 예치하더라도 은행과 금리협상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일반 고객들의 저축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자본시장이 취약하기 때문에 연금기금을 운송, 발전,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이나 사회간접자본시설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 유용사건을 계기로 중국의 연금기금의 관리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