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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의칼럼] 아, 옛날이여! 자전거 왕국은 부활하는가?

[2016-11-16, 17:30:36] 상하이저널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던 초기, 베이징을 방문했던 외국인이라면 출퇴근 시간 톈안먼(天安门) 광장 장안졔(长安街)를 가득 메운 자전거 행렬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 경험이 있으리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결처럼 흘러가는 자전거 행렬은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 중국은 일찍이 세계가 공인하는 자전거 왕국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전벽해의 변화가 생겼다. 자전거 행렬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점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자동차, 오토바이, 전동 자전거가 대신하고 있다. 요즘에는 전동 킥 보드와 외발 전동 휠까지 등장했다. 교통수단이 다양화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연간 2,0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국으로 부상했다. 현대화, 도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국력이 부강해지고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의식주행(衣食住行)’에서 행(외출,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자동차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 내 집 내 차 마련은 오늘날 중국 젊은이들의 숙원이다. 유복한 집안이 아니더라도 자녀결혼에서 신랑측 부모는 살림집을 사주고, 신부측 부모는 자동차를 사주는 관행이 새로운 결혼 풍속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은 자원과 환경 제약이 많은 나라다. 자동차가 있으면 휘발유가 필요하다. 중국은 석유자원이 부족하고 도로사정은 아직도 열악한 곳이 적지 않다. 전국에 걸쳐 고속도로망이 신설 정비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인구대비 도로망이 가장 협소한 나라다. 출퇴근 때 차량으로 도로가 막히고 거북이 걸음을 한다. 자전거가 훨씬 효율적인 이유다. 스웨덴 등 유럽국가에서는 자동차 대신 오히려 자전거 타기를 더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전국에 걸쳐 자전거 전용 도로망이 설치되고 자전거 열풍이 거세게 불었지 않았나! 중국에서도 이런 복고풍이 일고 있다.


최근 베이징시 발전개혁위원회에서는 ‘자전거로 돌아가자’는 정책을 내놔서 신선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베이징 시내에 3200㎞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망을 정비하고 확충해 나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중국은 1980~1990년대에 자전거 보유 면에서 최대 정점을 찍은 후 내리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베이징은 도시 발전의 선두주자로 2000년 이후 자전거 이용률은 급격히 하락했다.

 

<베이징시 교통수단별 이용률 추이>  

 

※자료: 베이징시 제5차 종합교통조사

  

중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자전거 절대 보유량이 많지만, 세대별 자동차 보유량은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 일본, 프랑스, 미국, 독일 등에서는 대부분의 가정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보급률에 있어서도 중국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세계 주요국 자전거 및 자동차 보유량>(100가구 기준)
 

 


※자료: 皮龙研究中心

 

자동차 교통의 급속한 발전은 생활환경, 시민건강, 삶의 질 향상 등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반면, 자전거 도로의 존립 공간은 오히려 줄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구나 한국에서처럼 자전거로의 회귀는 안전하고 도로소통이 원활하고 쾌적한 교통수단으로는 역시 자전거가 더 낫다는 반증이 아닐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자전거 도로망 확충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주요 도시별 자전거 도로 보급률 현황>

 

 


※자료: 주요 12개시 자전거도로 설치 현황 조사

 

 

그린 공공교통의 보완책으로, 공용 자전거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도심 교통 혼잡을 완화해주고, 환경오염을 줄이며, 시민 외출이 편리하다는 점 등에서 친환경 의미와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중국의 공용 자전거 보유량은 세계 다른 국가의 공용 자전거 총 보유량보다도 많은 공용 자전거 절대 강국이다. 전세계 공용 자전거 보유 10대 도시 중 중국이 9개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은 파리가 유일하게 10대 도시에 포함됐다.

 

<세계 공용 자전거 보유 10대 국가 및 도시>
 
※자료: Bikesharingworld 

 

그러나 공용 자전거가 당초의 그린정책 취지와 일반 시민의 외출 시 편리한 교통 보조수단으로서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설치 지역이 턱없이 부족하고, 파손이 많고, 관리가 부실하고, 운영비가 많이 드는 등의 문제점 때문에 점차 ‘계륵화 (鸡肋化)’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인터넷 공유경제의 급속한 발전으로 언젠가는 ‘인터넷 예약 공용 자전거’가 출현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휴대폰을 통한 잠금 장치 해제, 자전거 반납장소의 유연성 확대 등으로 공용 자전거의 사용은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상하이에서 일부 구(区)단위가 아닌 상하이시 전역으로 공용 자전거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자전거 왕국의 부활이 기대된다.  

 

<공유 자전거 등장>

올해 상반기부터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 예약 공유 자전거'가 새로이 출현했다. 모바이크(mobike, 摩拜单车)가 바로 그것이다. 휴대폰을 통한 자전거 위치 검색과 예약, 잠금 장치 해제, 노펑크 타이어 장착, 자전거 반납장소의 유연성 확대 등으로 공용 자전거의 사용이 더욱 편리해진 것이다. Mobike 앱을 다운받아 회원가입하고 299위안의 보증금을 납입하면 된다. 사용료는 30분당 1위안이다. 과거 우버의 상하이 대표였던 왕샤오펑(王晓峰)이 수익모델을 개발했다. 중국 전역으로 공용 자전거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자전거 왕국의 부활이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에서 30여년간 중국경제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한국무역협회 홍콩/북경/상해 본부장 및 중국실/아주실/지역연구실장을 지냈다. 서강대(중국학 석사), 대만정치대(MBA)에서 공부했다. 또 한국무역협회 자회사로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코엑스)의 부동산 복합시설관리 전문회사인 <(주)이노바스>에서 3년간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국무역협회 중국전문위원으로 무역아카데미, 대학, 기업체 등에서 우리 기업의 대중국교역 및 투자진출, 한중 FTA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중경살림>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중국진출 실무가이드>, <중국의 관세제도>, <한중 FTA와 정책시사점> 등을 펴냈다.
daren@uwstar.com    [송창의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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