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최익재] 중국의 한 달 상품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다. 뉴욕 타임스는 17일 중국의 7월 중 상품수출액이 803억3700만 달러로 미국(803억1300만 달러)을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중국의 상품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9.5%로 미국(연 4.8%)의 네 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미국에 대한 상품 수출 규모를 연 22.3%씩 늘린 반면 미국의 대중국 상품 수출 증가율은 연 15.5%에 그쳤다. 신문은 또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 일본에서 1997년 미국으로 바뀌었으며 지난해에는 유럽이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신문은 5년 전만 해도 미국의 상품 수출이 중국보다 세 배나 많았으며 중국이 미국을 따라오려면 적어도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불과 5년 만에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양국이 발표한 수출 규모가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여서 실제 수출 규모 면에서는 아직 미국이 중국에 앞서 있을 가능성은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미국 추월은 이미 거역할 수 없는 추세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5년 전에는 미국의 상품 수출 규모가 중국보다 세 배 정도 많았으나 역전됐다"며 "앞으로도 중국의 상품 수출 규모가 미국을 앞서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의 8월 수출액은 전년에 비해 32.8%나 증가한 907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8월 수출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역조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7월 중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억 달러나 늘어난 196억 달러였다. 올 들어 7월까지 대중 누적 적자도 전년에 비해 133억 달러 증가한 1213억 달러에 달했다.
대중 무역적자 등에 따라 미국의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미국의 7월 무역적자는 전달보다 5% 늘어난 680억 달러였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적자는 4530억 달러였다. 업계에선 미국의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7167억 달러)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융회사인 와코비아의 제이 브리슨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유가 하락과 하반기 소비 둔화가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를 단기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올 미국의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7월 무역수지 흑자는 146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