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월 말까지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원에 못 미치는 2조 998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조 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2월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8일 증권시보(证券时报) 보도에 따르면, 국가 외환관리국 담당자는 중국 중앙은행이 외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시장에 외화 자금을 제공한 것을 이번 3조 달러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밖에 춘절 연휴 기간 동안 국민들의 해외 관광·소비 급증과 기업 채무 상환 및 결산 등의 재정 업무가 늘어난 것 역시 계절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홍예치훠(弘业期货) 그룹의 왕펑(汪鹏) 애널리스트는 향후 중국의 외환 보유액 규모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트럼프 집권 이후 중미 무역 상황과 정부의 자금 유출에 대한 관리 역량을 꼽았다.
그는 “만약 중미 관계에 무역 전쟁이 발발하거나 미국이 보호주의 무역을 계속 고집할 경우 중국은 수출길이 막혀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이고 이로 인해 국내 외환 보유량 역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5126억 달러가 감소했고 같은 기간 무역 수지 흑자는 5945억 달러였다. 그리고 지난해 11월까지 소모한 외환보유액은 8292억 달러에 이른다.
왕펑은 매년 5000억 달러 이상의 무역흑자가 나지 않는다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급속도로 소모될 것이라 내다봤다. 매년 중국의 무역흑자 중 대미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달하기 때문에 대미 무역이 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화보유 공식에 따라 2016년 데이터를 계산해 봤을 때, 중국의 최소 외환보유액을 2조 8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어 “외환보유액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2조 8000억 달러를 최저 한도로 삼고 정부 차원에서 자금 유출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원을 밑돌았지만 외환관리국 담당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관망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은 연속 변수이기 때문에 복잡 다변한 내적, 외적 요인이 가득한 경제 금융 환경에서 오르락 내리락 변동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며 이것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재차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