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성주 골프장 부지를 제공키로 결정한 후 중국 내 롯데를 향한 ‘사드 보복’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롯데그룹 중국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해커의 공격으로 마비된 이후 현재까지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환구시보(环球时报)가 2일 전했다.
지난달 27일부터 28일 사이 중국 롯데 홈페이지의 방문객은 평소보다 10~25배 급증하는 등 롯데를 향한 중국 국민들의 분노가 매우 맹렬함을 나타냈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사이에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동(京东)에서 중국마트관이 돌연 자취를 감췄다. 중국 동영상 모바일 앱 유쿠(优酷)는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중지했고 국내 몇 방송국은 더 이상 한국 연예인을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 출연시키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측은 양국 교류 협력에 줄곧 적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그러나 (교류 협력은) 민의와 여론 분위기에 기초한다”고 말해 사실상 중국의 들끓는 여론을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시나망(新浪网)은 현지 SNS에서 돌고 있는 중국 소재 전 롯데 매장 목록을 공개했다.
목록에는 중국에 진출한 롯데 전 계열사 상황과 각 지역에 있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매장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어 지금까지 중국 현지에서 발생한 롯데마트의 품질 문제와 매출 저하 등을 꼬집었다.
매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롯데 때리기’에 돌입함과 동시에 롯데 불매운동을 부추기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해 ‘(롯데가) 중국 밥을 먹으면서 중국 솥을 부수려 한다(想吃中国的饭,却砸中国的锅)’고 비판하는 중국의 도 넘은 보복 반응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