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원, 명문대에 집중 … 교육 양극화, 사회전체가 피해자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명문대 열풍은 우리나라나 일본 못지않다.
<중궈칭니앤바오(중국청년보)>는 “중국의 수많은 학부모, 학생에게 명문대는 학교가 아니라 ‘성공’의 대명사이다”며 “그들은 이성을 잃고 명문대의 노예로 전락해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 사회조사중심과 포털사이트 <신랑>이 학생과 학부모 38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55%가 “명문대 컴플렉스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명문대를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76%는 “명문대 학습환경이 우월해서”, 68.1%는 “졸업 후 취업이 쉬우니까”, 49.4%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라고 응답했다. 매년 500만명 이상이 대학입시에 응시하는 중국에서 명문대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학의 모집정원이 매년 대략 3800명으로 비율로만 본다면 세계 최고의 잠재경쟁률을 보이는 셈이다.
그럼에도 대부분 중국 학부모의 꿈은 자녀가 베이징대나 칭화대에 입학하는 것이다.
중국의 명문대는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중심으로 한 명문대 열풍이 불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정부는 90년대 ‘211공정’을 시작했다. ‘211공정’은 21세기에 정부가 예산과 인력을 중점적으로 투입하는 100개 중점대학을 육성해 이들 대학이 세계일류수준에 이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후로 중점대학에 선정된 명문대학과 기타 대학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중점대학 내에서도 돈과 인재가 집중 투자된 일부 대학이 최고명문대학의 지위를 굳히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의 서열이 생기자 명문대 입학률이 높은 명문중학교(중국은 중·고등학교를 중학교로 통칭)가 생기고 명문중학교에 많이 입학하는 명문소학교(초등학교)가 생겨났다. 사회전체의 서열화를 부추긴 것이다. 한 비중점대학 관계자는 “‘211공정’은 중국의 대학들이 실력을 더 갖추도록 하자는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실제로는 명문대와 비명문대의 격차를 더 벌려놓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고급편집인 리훙빙은 <런민르바오(인민일보)> 기고문에서 “명문대 열풍으로 대학의 시장화, 상업화가 더 강해지고 대학 본연의 사회적 사명인 인문정신의 추구는 이미 세월의 강물에 쓸려내려가고 있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