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중국에 ‘황금월병(사진)’ 논란이 일고 있다. 월병은 밀가루와 팥고물로 만든 빵으로, 중국인들은 중추절을 앞두고 월병 선물을 주고받는다. 올 중추절을 앞두고 황금으로 만든 월병이 중국 곳곳에서 만들어지면서 황금월병을 둘러싼 뇌물 논쟁이 불붙고 있다.
17일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달 들어 황금월병이 팔리고 있는 곳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 등지다.
황금월병이 출시되자 이들 도시는 물론 인근 도시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청두에서 팔리는 황금월병은 금은 가공업체인 청두 톈신양공사에서 만든 것으로, 개당 가격이 3만위안(약 360만원)에 이른다.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월병을 밀가루로 빚지 않았으니 월병이라고 해야 할지, 금은세공품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월병 철을 맞아 선물용으로 사용되는 월병 상품임에는 틀림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양저우에서는 금 60g과 백금 40g으로 만든 1만8800위안짜리 황금월병이 지난 15일부터 팔리기 시작했다. 우한에서는 금 20∼40g을 넣어 만든 400∼1만위안짜리 월병이 팔리고 있다.
황금월병이 나오자 상하이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월병 취급 상점에서는 고객의 신상을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추절마다 초고가 월병이 만들어지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월병이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뇌물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질량총국과 국가표준위원회는 이 때문에 ‘월병 강제성국가표준’이라는 월병법을 만들어 너무 비싼 월병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월병 제조업자는 먹는 월병이 아닌 선물용 황금월병을 만들어 중국 법률의 허점을 파고든 것. 중국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부패 척결을 외치는 마당에 부패를 낳는 월병이 팔리고 있다’, ‘황금월병을 받는 사람은 결국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