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젊은 네티즌들이 민족주의, 애국주의를 최고 가치로 숭상하면서 심지어 군국주의 성향까지 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신화망(新華網)이 지난 7월말 네티즌 12만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87.9%가 `민족이익 지상주의'에 동의, `자유주의'나 `공평정의' 가치관을 멀찌감치 따돌렸다고 홍콩 시사월간지 광각경(廣角鏡)이 19일 전했다.
이들은 "강력한 힘만이 공리(公理)이자 세계의 기본법칙으로 상무(尙武) 정신을 받들어 군사적 역량을 키우고 민족의 이익을 최대화해야 한다"는데 95.9%가 동의를 표했다.
특히 "중화민족과 다른 민족간에 심각하게 이익이 충돌할 경우 어떤 수단이라도 사용해 민족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문항에도 94%가 찬성했다.
응답자의 구성분포는 18∼25세 48%, 26∼35세 33.4%로 젊은 층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전문대 이상 학력이 80.2%, 공산당원이 29.2%로 향후 중국을 이끌 세대라는 점에서 중국의 이런 사회가치관 조사결과는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가오빙중(高丙中) 베이징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화망을 찾는 네티즌은 주로 사회적 관점의 동질성이 비교적 높은 집단으로 국가이익과 집단이익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 조사결과로 중국인의 전체 의식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응답자 87.9%는 "인생 목표를 개인의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는데 둔다"는 문항에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93%는 일제 상품 구매에 아무런 거리낌을 갖고 있지않다고 답해 모순적인 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 이공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중국사회는 민족주의를 통해 민주주의나 자유주의 사상조류에 대항해왔고 특히 사회위기 상황에선 편협한 애국주의가 사회 동력의 수단이자 인민의 지지를 얻는 수단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후 교수는 "편협한 애국주의는 국가에 해악이 된다"며 "근현대사의 추이를 보면 공평정의, 민주법치, 자유인권에 대한 시민가치 교육이 중국의 눈앞에 다가왔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 중국인의 정체는 보기 두려운 지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