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저장(浙江)성 동부의 닝보(寧波) 앞바다에서 대대적인 '보물선'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닝보(寧波)는 고대 중국의 4대 대외무역항중의 하나로 일본과 한반도, 동남아, 멀리는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비단길'의 주요 기점이었다. 닝보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 이후 교류가 잦았던 점을 감안하면 보물선에서 우리나라의 고대유물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닝보시 문물고고연구소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사전조사를 통해 보물선이 가라앉아 있을 유력한 곳으로 37개 지점을 선정해 이른바 '장보도'를 작성했으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해저탐사에 착수했다.
닝보시 연구소는 펑화(奉化), 닝하이(寧海), 샹산(象山), 저우산(舟山) 등 주변지역의 문물보호 기관과 공동으로 바다 속에서 나온 자기나 도기 등 물증과 현지에서 전해내려오는 전설, 문헌 중에 나오는 침몰선에 대한 기록, 실제 바다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를 바탕으로 항로나 항구 부근으로 해난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지점 등을 집중적으로 탐색해 '장보도'를 작성했다.
장보도에 올라있는 37개 지점 가운데 14개 지점은 닝보 해역에 속해있고 나머지 23개 지점은 저우산 해역에 있다.
고고학자들과 탐사대원들은 이 37개 지점 가운데 일단 샹산 부근 해역 2개 지점과 스푸(石浦)항 부근 해역 등 3개 지역을 보물선 발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점으로 지정, 해저탐사를 시작했다.
샹산항 부근 해역 2개 지점은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면서 수백점의 도기 등을 수거했고 침몰한 배의 흔적을 찾아낸 곳이다.
이 지점은 과거에는 암초였지만 지금은 지형이 변해 바다위로 크고 작은 섬들이 돌출한 곳으로 해상 비단길을 항해하던 고대의 무역선이 사고를 당해 침몰했을 가능성이 높은 지점이다.
또 스푸항 부근 해역에서는 20년전에 한 어부가 접시, 병, 주발 등 고대의 유물을 찾아냈으며 여기에는 한반도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유물도 있었다고 이번 탐사를 이끌고 있는 고고학자인 푸이민(傅亦民)교수가 소개했다.
현지 언론은 탐사대원들이 해저탐사를 시작하면서 비밀의 문을 열고 있으며 `잊혀진 시공간(時空間)'을 개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탐가지역이 연안이어서 조류변화가 많고 수질이 깨끗치 않아 탐사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푸이민 교수는 "해저에 묻힌 보물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 "보물을 통해 문명의 한 단편을 찾는 한편으로 닝보를 기점으로한 해상 비단길의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 고고학과 역사의 문헌에서 빈 공간을 보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