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계 랭킹 1위인 ‘인간대표’ 커제(柯洁) 9단과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첫 대국이 오늘 우전에서 열린다.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중국 우전(乌镇)에서 열리는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회의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이후 또 한 번의 ‘인간과 기계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고 23일 전했다.
앞서 커제 9단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본 뒤 자신의 웨이보(微博)에 “알파고가 이세돌은 이길 수 있어도 나는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인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알파고의 바둑 실력은 올해 연초에만 60전 60승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커제와 알파고의 대국을 바라보는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사실상 알파고의 전승을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파고와의 첫 대결을 앞둔 22일 밤 커제는 자신의 웨이보에 “승패를 떠나 이 대국은 나와 인공지능이 겨루는 마지막 세 판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승패에 연연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현재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AI는 차디찬 기계일 뿐”이며 “바둑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모든 열정을 다해 알파고와 최후의 대결을 펼칠 것이며 아무리 강한 적수일지라도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최선을 다한 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창하이이성샤오(沧海一声笑)’ 노래를 부르며 담담히 웃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잠 못드는 밤, 저의 마지막 인공지능과의 세 판 대결을 소중히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중국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오는 23일, 25일, 27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규정은 중국 바둑 규정이 적용되며 커제와의 일대일 대결 외에도 5명의 프로기사가 함께 대국하는 단체전과 2명씩 짝을 이뤄 대국하는 페어바둑이 펼쳐질 예정이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