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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상하이 엄마들과 타이완 여행

[2017-07-20, 23:32:01]


며칠 전 몇 달을 벼르고 계획했던 타이완여행에 종지부를 찍고 왔다. 큰아이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그 가족이 함께한 가족여행은 처음엔 엄마 5명이 아이를 데리고 친구가 있는 타이완에 놀러갔다 오자는 단순한 여행계획이었다. 5월부터 계획표를 짜기 시작하면서 언제 방학이 오나 싶었는데 시간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드디어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되었다. 여행사에서 가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우리끼리 가는 자유여행이니 일정도 여유롭게 잡고 천천히 둘러보자며 애초 5일정도로 생각했던 여행은 열흘로 늘어났다. 타이중과 타이페이를 다녀오자던 계획도 타이완 최남단끝에 있는 컨딩 바닷가부터 타이페이를 오가는 일정으로 바뀌었다. 다섯 가족이 모여 여행계획을 세웠는데 이 중 두집은 타이완사람이라 방학과 동시에 고향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세 가족은 여행날짜에 맞춰 타이페이로 들어갔다.


처음엔 엄마랑 아이만 해서 15명 인원이었는데 수정의 수정을 거치고 토론의 토론을 거쳐 최종인원은 21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왕 가는 여행 아빠도 같이 가자는 의견이 나왔고, 회사원인 우리 남편은 다른 중국아빠들처럼 이렇게 긴 시간을 내는 게 불가능했다. 우리 신랑도 같이 가면 모를까 다른 집은 아빠들도 가는데 우리 집만 아빠 없이 가는 게 영 마음에 걸렸다. 중국엄마들하고 가까워지면서 적응하기가 어려웠던 점도 바로 이 점이었다. 한국엄마들은 엄마들끼리 모이는 자리에 아빠가 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중국아빠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엄마들만 있는 자리에도 잘 끼고, 회사 반차를 내고서라도 학교행사에 참석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다른 집은 몰라도 우리집은 주중에 하는 학교행사에 아빠가 참석하는 건 완전 불가능한 일이기에 이런 모습이 나는 더욱 신기하게 여겨졌다.


결국 다섯 가족 중에 아빠까지 참여하는 집은 두 집이었고, 타이완 친구 둘은 부모님을 대동하기로 했고, 나도 한국에 있는 친정엄마를 불러 타이완에서 만나 같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이렇게 우리 인원은 3세 아이부터 81세 부모님까지 모두 21명이 되었다. 인원의 증가에 따라 타이페이에서 카오슝까지 고속철을 이용하기로 했던 계획은 관광버스 대절로 바뀌었어 그나마 편안한 여행을 했다.


역시 현지사람들과 여행을 하니 외국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식당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을 쉽게 갈 수가 있었다. 타이완은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었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번 여행이 작년 여행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중국친구들과 함께 했다는 점인데, 이 점이 장점이 되기도 했지만 단점 또한 있었다.


작년에 타이완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다는 것과 높은 시민의식을 가졌다는 점이었는데, 이번엔 또 다른 타이완사람을 느꼈다. 어디 가나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다 있긴 하지만, 식당에 가도 상점에 가도 작년에 느꼈던 친절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중국친구들도 ‘타이완사람들이 친절하다고 들었는데 나는 하나도 못느끼겠어!’라고 말 할 정도였다.


중국 본토와 타이완 간의 깊은 골이라고 해야 하나.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서비스를 받긴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한 이 시간은 정말 뜻깊고 값진 여행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우린 또 내년엔 어딜 갈지 의견이 분분했다. 나는 중국 본토여행을 제안했고 운남성으로 가닥이 잡혔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계획이 세워지고 수정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이 우정만큼은 영원변치 않기를….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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