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위안화 절상이 속도를 내면서 위안화 가치가 홍콩 달러화 수준에 근접했다.
중국 위안화는 28일 사상 처음으로 달러화에 대해 7.9위안을 돌파해 환율이 7.8위안대로 내려왔다.
이날 은행간 거래 기준이 되는 기준환율은 달러당 7.8998위안, 시장에서 종가는 7.8962위안으로 마감됐다.
위안화는 이 달 들어서만 0.8%의 절상률을 보였고, 지난해 7월 변동환율제 개혁 이전과 비교하면 4.7% 올랐다.
최근의 가파른 절상은 과도한 대미 무역흑자가 미국과의 마찰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지난해 1천억달러를 훨씬 넘어선 1천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기간에 중국과 위안화 환율과 관련한 모종의 신사협약을 맺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으며 최근의 절상 추세는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절상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부에서도 수출기업들이 위안화 환율 절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직은 감내할만한 수준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정보센터의 수석경제학자인 주바오량(祝寶良)은 "중국의 수출기업들이 최소한 4-5%의 절상은 감내할 수 있으며 지난해 변동환율제 개혁 이후 누적 절상폭은 아직 3%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의 위안화 변동이 수출기업의 이윤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안화가 홍콩 달러화 가치에 근접하게 되면서 홍콩 금융계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BNP 파리바의 중국 책임자인 천싱동(陳興動)은 "위안화가 홍콩달러화 가치를 앞지르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위안화가 홍콩달러화 가치를 추월할 경우 파급영향에 대해 중국이 아직 연구를 해놓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콩달러화는 현재 미국 달러화에 대해 7.75-7.85 선에서 고정환율제(페그)에 의해 거래되고 있다.
모건다퉁(摩根大通)증권의 중국담당 선임연구원인 공팡슝(<龍밑에共>方雄)은 위안화 가치가 계속 오를 경우 홍콩달러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연동(페그)에서 풀려나 3-5년 내에 위안화에 어느 정도 (연동페그)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위안화가 홍콩달러화 가치에 근접할 경우 홍콩자본이 대륙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가까운 시일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위안화의 자유태환이 이뤄지는 상황에까지 이르면 홍콩달러는 경제적 가치를 상실하게 돼 홍콩 금융은 독립성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