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신기원 기자 = 세계 최정상의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히는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대회를 한류 스타들이 빛냈다.
강타, 장나라, 바다 등 한국 가수들은 2일 밤 중국 상하이 홍커우축구장에서 상하이 F1 대회의 폐막을 기념하는 '한류열풍 콘서트'를 펼쳤다.
2010년 한국에서도 개최되는 F1은 자동차의 국제 정부라 할 수 있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시행하는 월드챔피언십으로 세계 17∼18개국에서만 열리고 있다. 상하이 대회는 2004년 처음 열렸으며 중국은 1일 폐막한 올해 대회를 기념, 1∼7일을 '상하이 국제 자동차 문화 주간'으로 정하고 '한류열풍 콘서트'를 포함한 각종 문화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의 한류 스타들이 단독 콘서트를 연 경우는 많지만 이처럼 한국 가수 여러 명이 한 무대를 꾸민 것은 흔치 않은 일. 게다가 홍커우 축구장은 휘트니 휴스턴과 같은 초대형 가수들의 콘서트가 열린 곳으로 이날 공연에는 2만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이날 공연은 오후 7시50분 국내에서 활동 중인 불가리아 출신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디아나의 무대로 시작돼 바다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바다는 자신의 본명인 '최성희'의 중국식 발음으로 스스로를 소개한 뒤 '뮤직' 'V.I.P' '사랑을 할 거야' 등 모두 4곡을 역동적인 춤과 함께 선보였다.
중국에서 별다른 프로모션을 벌인 적이 없는 바다이지만 많은 팬들이 바다의 이름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와 환호를 보냈다.
이어 최근 중국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리수가 무대에 올랐다. 하리수는 이날 관객들을 위한 경품 행사 응모권을 추첨, 응모권 번호를 중국어로 호명했다.
이어 남성 듀오 나무자전거가 영화 '클래식'의 O.S.T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등 2곡을 선사한 뒤 장나라의 무대가 펼쳐졌다.
가수로서는 물론 연기자로서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나라는 '쿵푸' '미안해, 널 사랑하지 않아' '첨밀밀' 등 중국어 노래 3곡과 한국어 노래 1곡을 불렀다.
이날 공연의 절정은 강타의 무대였다. 중국에서 한류를 일으킨 '원조', 그룹 H.O.T 출신인 강타는 중국 자국 가수보다 큰 인기를 과시했다. 강타에 바로 앞서 중국 가수 천쿤이 노래했지만 관객들은 천쿤이 무대 뒤로 사라지기 무섭게 일제히 의자 위에 올라 서 강타의 본명인 '안치시엔(안칠현)'을 외쳤다.
소녀 팬들의 떠나갈 듯한 환호 속에 강타는 '하루만큼만' '마비' '스물셋' 등 3곡을 선사했다. 강타가 노래하는 내내 관객들은 '안치시엔'을 끊임없이 외쳤다.
한국어 노래임에도 "같이 불러요"라는 강타의 말에 일부 관객은 노래 가사를 외워 따라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한국 측 주관 대행사 MMG는 "상하이 F1 대회와 연계해 내년과 내후년에도 한류열풍 콘서트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중국 측 F1 조직위도 이 대회를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일 폐막한 상하이 F1 대회에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레이스 스타 미하엘 슈마허(독일)가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