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중추절(中秋節.추석)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6일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법제판공실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홍콩 위원들이 건의한 중추, 단오(端午.음력 5월5일), 청명(淸明.음력 4월5일) 등 전통 명절의 법정 공휴일 지정안을 집중 검토중이다.
법제판공실이 건의안의 타당성을 분석, 국무원에 정식 보고하면 안건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을 거쳐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중추절은 공휴일로 지정돼 있지 않고 월병(月餠)을 나눠먹고 달맞이 하는 풍습 정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현재 중국이 휴일인 것도 10월1일 국경절의 일주일 연휴 때문이다.
중국 당정 지도부는 조화(和諧)사회 건설, 민족단결 강화라는 명분에 따라 전통명절 부활의 의미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장기휴가 체계 개편작업과 맞물려 연구분석을 진행중이다.
특히 한국이 과거 중국에서 들여온 추석과 설을 고유 명절로 삼아 가족과 국가의 단합을 꾀하는 계기로 삼는 것을 유심히 지켜본 탓도 크다. 한국이 지난 2005년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무형유산으로 등록시킨 것도 중국에서 전통명절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중국이 중추절을 부활시킬 경우 세시풍습을 역수입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중국의 현재 휴일수가 토요휴무, 황금연휴 등을 포함 114일에 달해 추가로 휴일을 지정하기 여의치 않은데다 다민족 국가인 중국으로선 한족(漢族) 명절의 법정화에 대한 소수민족의 반발심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들 전통명절을 법정 휴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어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은 원단(元旦.신정), 춘절(春節.설), 노동절(5월1일), 청년절(5월4일), 공산당 창건 기념일, 건군절, 국경절(10월1일) 등을 휴일로 정하고 있으며 이중 법정 공휴일인 전통명절은 춘절 뿐이다.
홍콩과 마카오에선 춘절, 중추절(홍콩은 중추절 다음날) 뿐 아니라 청명, 단오, 중양(重陽.음력 9월9일.마카오는 제외)도 휴일로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