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 중의약방 동인당(同仁堂)은 청나라 강희 8년에 러센양(乐显扬)이 설립했다. 동인당은 베이징 본점을 중심으로 시내에만 수십 개의 분점이 있으며, 지방 소도시는 물론 한국의 종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미국, 영국, 호주 등 세계적으로 지점을 넓혀가고 있는 제약 브랜드다.
과거 동인당약실(同仁堂药室), 동인당약포(同仁堂药铺)라 불리다 현재의 동인당이라는 이름으로 고정됐다. 300여 년간 동인당의 역대 전승자들은 ‘제작 공정이 아무리 복잡해도 함부로 건너뛰지 않고, 약품 원료가 아무리 비싸다 해도 원료를 적게 쓰지 않는다'란 고훈을 생명처럼 지키며, 약품 제작에 있어 모든 심혈과 정성을 들여 엄격한 기준에 따라 ‘특별한 약방, 고품질의 원료, 탁월한 공정, 현저한 효과'를 자랑하는 약품을 제작해 세계 40여 개국과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1669년 닝보 출신 창업
동인당은 1669년에 설립됐다. 강희제 8년, 저장성 닝보 출신 웨준위(乐尊育)가 연거푸 과거에 낙방하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창업했는데 그것이 바로 동인당이다. 창업주 웨준위는 동인당을 가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아들에게 대물림했다. 그의 아들도 역시 과거 낙방생으로 가업을 이어가겠다 다짐했다. 동인당이 소문이 나자 1723년에는 황실어용약방으로 지정되고 건륭황제가 ‘세세대대(世世代代)’ 동인당 옥호를 보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1955년 마오쩌둥은 당시 창업 13대손인 웨송성(乐松生) 동인당 대표를 전국 민족상공업 대표 영웅 칭호를 내리고 베이징 부시장을 거쳐 전인대 위원을 3차례나 중임시켰다.
약재 엄선과 철저한 신용
동인당의 장수기업 정신은 제약과 회계부문 등 경영핵심 분야에 철저한 혈족정신이었다. 동인당 가문으로 시집 온 며느리에게도 한약 달이기와 중약 포장 일을 반드시 숙련시켰다. 또 모든 후손들도 중약업을 맡도록 의무화해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방을 지켜냈다.
또한 동인당의 장수경영 정신은 철저한 약재 엄선과 신용이었다. 산삼과 녹용 등 원료구입은 중간 대리인을 배제하고 구매 책임자가 산지로 찾아가 확인구매하고 제조공정 40여 과정은 엄중하게 준수했다. 동인당의 영업원칙은 ‘좋은 일을 많이 쌓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정신이었다. 남을 돕는 것은 곧 인심과 신용의 저축행위라고 믿었다. 동인당 창업주가 과거 낙방생이었기에 후손들도 과거선비들을 깍듯이 예우했다. 과거 보러 상경한 시골선비들에게 보약을 무료제공하고 지친 선비에게는 구급약 우황청심환을 보내주었다. 이 때문에 낙방선비들이 모두가 꾸벅 절하고 내려갔다고 한다.
동인당의 불우이웃돕기는 남녀노소, 상하귀천을 가리지 않았다. 여름 우기 때 황토가 넘쳐 황궁 옆 도로를 파기 위해 백성들을 동원하면 ‘동인’ 이란 초롱불을 밝혀 밤길 사고를 막아 주었다. 또 여름에는 일사병 예방약을 나눠주고 겨울에는 솜이불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 때문에 혁명에 성공한 후에 ‘동인당은 봉건주의 시대에도 사회주의 정신을 실천해 왔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대표약품 ‘우황청심환’
각종 시험과 면접 등을 앞두고 불안감과 두근거림이 심할 때 안정을 취하기 위해 찾는 가정용 상비약의 대명사가 된 제품이 있다. 바로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이다. 우황청심환은 동인당의 대표적인 약품 중 하나다. 한때 중국 여행 시 구입하는 필수품이 중국산 우황청심환이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사랑받은 가정 상비약이었다. 우황청심환은 송나라 한의서인 ‘태평혜민화제국방’을 참고해 처방됐다. 화제국방의 처방은 간명하면서도 실용성이 높아 후세의 의약서에서도 다양하게 인용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동인당 제약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 제품은 정신안정, 심계항진, 고혈압, 자율신경실조증에 효과가 높은 ‘수우각(水牛角)’이 함유되어 있다.
이 외에도 까다롭게 선별된 원료와 다수의 본초서에 근거한 전통 재배기술을 이용해 인삼, 천궁, 백출, 당귀 등 20여가지의 한약재를 재배하고 있다. 약효 또한 경쟁사들의 제품보다 뛰어나며 뇌졸중 후유증, 고혈압, 기혈 부족, 정신 안정 등에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동인당 우황청심환만의 우수한 맛과 향으로 어린이에서부터 고령의 환자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학생기자 박주은(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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