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조만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지나치게 달러화에 편중된데 따른 운용수익률 저하로 `빛좋은 개살구'라는 평을 듣고 있다.
12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미 재정증권 등 달러표시 자산에 운용하고 있으나 미국채의 연간수익률이 4.7%에 그치면서 투자수익률 제고 및 자산운용 다변화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지난 7월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9천545억달러로 일본의 8천579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금년말께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적 이론에 따르면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고는 3개월 수입액 1천950억달러와 단기외채 1천660억달러를 합쳐 3천600억달러 정도여야 하지만 이를 세배 가량 초과하고 있는 셈이다.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 연구소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내 달러화 비중이 7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내에서 수익률 제고와 외환 다변화를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이나 기대 효과가 거의 없어 중국 당국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과거 미 재정증권 대신 미국 회사채 등을 매입하기도 했으나 회사채 가격 상승으로 투자수익률 하락을 겪어야 했고 지난 수년간 유로화 보유를 늘렸으나 이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으로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 안정이 더욱 힘들어졌다.
또 전략적 상품 비축 방안으로 6개월간 12억배럴의 원유를 비축했으나 이는 외환보유고의 7%에 불과해 그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급진적인 방안으로 정부투자기금을 조성, 주식 등 고수익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방안이 있으나 주식투자는 리스크를 크게 증대시키며 심각한 정치외교적 마찰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 석유회사 유노콜 인수를 시도한 바 있으나 미국 정치권의 반발로 좌절되기도 했다.
국내 인프라 구축이나 빈곤층 지원에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는 달러화 가치하락을 초래할 뿐 아니라 이미 과잉투자설이 제기되고 있어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판강(樊綱) 중국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은 10일 `세계지식포럼'에서 중국이 지나치게 많은 달러화를 보유한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보유외환을 다변화해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감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