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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상하이 3]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36통의 인생 편지

[2018-10-13, 06:21:53]

<사랑하는 안드레아>

룽잉타이, 안드레아 | 양철북 | 2015-11-23


<사랑하는 안드레아>는 엄마와 아들 간에 주고받은 편지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엄마 룽잉타이는 타이완의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고, 날카로운 시각과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유명한 타이완의 대표적인 지성인이다. 그녀와 독일인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안드레아는 독일에서 자라면서 유럽 문화가 더 익숙하고 독일어가 훨씬 편하다.  어느 날 룽잉타이는 열여덟 살이 된 안드레아를 보고 큰 위기감을 느낀다.

 

저녁 식사 내내 마주 앉아있는 아이의 눈은 휴대폰에 가 있었고 손가락은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다. 엄마와는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은 채. 룽잉타이는 이미 어린 시절의 안드레아를 잃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성장한 안드레아라도 알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드레아에게 신문에 편지형식의 칼럼을 함께 써보자고 제안하고 어쩐 일인지 안드레아도 동의하게 된다.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편지 서른여섯 통에는 롱잉타이 특유의 깔끔한 문장과 통찰력, 통통 튀는 10대 안드레아식 유머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룽잉타이가 투덜대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곤조곤 풀어나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타이완을 쥐락펴락하는 그녀도 아들의 말 한마디에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면 '엄마’는 다 비슷하구나 싶어진다.  마지막 편지에 가까워져 올 무렵에도 이들 모자는 여전히 편지 상으로 투닥거린다.

 

그래도 이 편지를 시작한 3년 전보다는 서로를 많이 이해하고 서로를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전해진다. 그리고 닭살스러운 걸 무엇보다 싫어하는 안드레아가 마지막 편지에서 엄마 룽잉타이에게 말한다. 엄마와 연결돼 있다는 그 ‘소임’을 알아 갈 기회를 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김경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 사이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온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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