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사를 논할 때 인구수를 빼고 이야기하면 섭섭하다. ‘인구가 힘’이라 믿었던 50년대와 60년대와는 달리, 식량과 자원 부족 염려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둘이 알맞다’라는 70년대를 지나, 1979년 중국은 인구 억제를 위해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했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문제가 불거지자 제한을 완화하는 정책을 펼치게 됐다. 올해 초에 아기 돼지 세 마리가 그려진 우표를 발행하면서 중국 정부는 약 40년 만에 산아제한 정책 폐지를 본격적으로 암시했다.
중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일까. 중국의 현재 출산 적정 세대인 바링허우(80后) 이들의 가치관이 변화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중국의 인식이 바뀌고, 여성 평균 학력과 사회 진출 지수가 높아지며 경력 단절의 우려에 출산을 꺼리는 경향도 적지 않다. 또한 도시화로 인한 집값 인상, 나날이 심해지는 취업 경쟁 등 사회적 제약이 중국 젊은 층으로 하여금 “나 하나도 먹고 살기 힘든데”라는 사고를 키우게 해 결혼과 출산에서 멀어지게 했다는 지적이다.
저출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는 크게 인권적 관점과 경제적 관점으로 나뉜다. 과거는 가정을 이루는 것을 중시했다. 현재는 젊은 층의 가치관이 크게 바뀌어 출산할지 결정권을 제공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개인 의사를 존중하는 사회를 원하고 있다. 각자의 가치와 권리를 더 높이 평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로서 국가의 발전을 이롭게 하는 출산율 극복 압박은 지양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경제적 관점은 출산율 저하로 인한 노동력 부족 우려에 대한 반론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선진적 인공지능의 개발과 강력해진 과학 기술로 더 나은 경제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감소가 느린 노년층 인구를 감당하기에 청년층 인구 감소가 빠르기 때문에 경제 성장과 복지 제도 등 밑바탕이 될 인구분포의 안정화가 불가능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저출산 문제를 돕는다고 생각하기엔 뒷받침하는 논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최근 인공지능이 주목받고 있는 것에 비해 기술의 발전이 그리 빠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저출산을 극복하지 못하고 현재 속도로 출생 인구가 계속 떨어진다면, 2100년 이전에 중국 인구가 10억 이하로 떨어질 거라는 다소 극단적인 전망도 있다.
저출산의 딜레마에서 빠져 나오려면, 중국은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만 강요하는 사회가 아닌 아이를 낳아도 걱정 없이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의 기반을 먼저 닦아야 할 것이다.
학생기자 전채연(YCIS Y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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