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위안화 절상을 노리고 중국으로 몰려들었던 투기성 핫머니가 최근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지난 3년동안 중국은 무역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 핫머니 유입으로 위안화 가치가 오르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외화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중국의 외화보유고는 매달 150억달러 이상씩 증가했으며 무역흑자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넉달 동안 중국 무역흑자는 632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중국 외환보유고는 629억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한달에 50억달러씩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데도 외환보유고 증가폭이 무역흑자 규모를 밑돌고 있있다.
사정이 이쯤되자, 핫머니 유입이 멈춘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무역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를 제외할 경우 중국은 4달째 자본 순유출을 기록했다.
◇ 반론도 만만치 않아..핫머니가 수출대금으로 둔갑하기도
핫머니가 정말 말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기성 자금이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상거래 자금으로 위장할 수도 있는데다, 중국 기업들이 자금을 해외에서 운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대학의 쉬지안후아이 교수는 "기업들이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외화자금을 유입하면서 수출대금으로 분식해 보고하기도 한다"며 "위안화 절상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핫머니를 끌어들일 유인은 아직도 강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계정을 열어줬다는 점과 해외 금리가 높다는 점이 실질적으로 자본흐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칭왕은 "중국 정부가 주요 금융회사들로 하여금 외환자본을 해외에 두도록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은행 등 국영 기업들의 경우 해외 증시에 상장하면서 조달한 자금을 역외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점진적으로 허용하면서 투기성 자금 유입이 억제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에버브리지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가오샨웬은 "위안화 절상이 천천히 이뤄질 것이고 이때문에 차익거래를 위해 핫머니를 활용하는 것도 어려운 상화이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