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
이정록 | 한겨레출판 | 2018. 12.
시는 함축의 미학이 담긴 글이다. 너무 풀어놓지 않았기에 누구든지 그 시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각자가 살아온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함축된 문구는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이정록 작가의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는 이정록이라는 한 사람의 가치관이, 철학이, 마음이, 그리고 인생이 담겨있다. 작가는 각 부분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책은 1부인 ‘나는 가슴을 구워서 화분을 만들었습니다’를 시작으로 6부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어머니 스케치북을 본다’까지 이어지며, ‘작가의 말’을 마지막으로 여정은 끝맺음을 맺는다.
저자는 1부에 ‘슬럼프는 화분이죠’라는 단 하나의 시를 수록하였는데, 이를 통해 약 400폐이지에 달하는 여정의 목적과 방향성을 보여준다. 슬럼프를 화분과 동일시 하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오히려 슬럼프를 성장의 기회로 여기고 축복해 씨앗을 꽃씨로 만들라고 한다. 시와 사람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 여정의 시작이다.
2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글에서 저자는 원시를 소개하고 그 각각의 시의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들은 원시와 저자의 새로운 글 모두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두 저자의 글에 들어가서 창조해 보자.
3부에서는 저자인 이정록 시인이 본인의 시가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맥락 아래에서 탄생되었는지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배경으로 해석한 저자의 시가 저자의 어떠한 배경에서 탄생되었는지를 알게 되며 그 삶의, 시각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4부와 5부에서는 시와 시인 그리고 삶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4부인 ‘시에 대한 짧은 생각들’에서 저자는 자신의 시론과 시인에 대한 생각을 다양한 은유적 표현을 통해서 다채롭게 드러낸다. 더 나아가 5부에서는 ‘글짓기 대표 선수’에서는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삶에 대한 다양한 저자의 생각을 여러 이야기를 통해서 드러낸다. 4부와 5부를 통해서 독자들은 저자가 쓴 글의 심연에 좀 더 깊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어떠한 시를 접함에 있어서 아무 정보 없이 보았을 때, 저자의 삶에 대해서 알고 접했을 때, 저자가 살았던 그 시대를 알고 접했을 때 우리는 더욱 그 시에 깊게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수 많은 독자들의 삶이 이에 맞물려 무궁무진한 새로운 그들만의 이야기가 창출될 수 있다. 시의 매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1부에서 5부까지의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그들만의 다채롭고 새로운 이야기를 창출해 왔을 것이다.
6부인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어머니 스케치북을 본다’는 책의 제목이자 2부에 실린 저자의 하나의 글인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와 함께 슬럼프에 대응하는 저자의 생각을 드러난다. 시인이라는 저자의 직업에 미루어 보자면 시가 안 써지는 상황에 대한 마음에 대한 이정표이다.
저자는 종점을 향해 서고 가고 서고 가는, 구불구불 길을 달려가는 시내버스가 시를 쓰기 위해 시가 안 써지는 마음을 물어 가는 자신의 마음과 같다고 한다.
시인 이정록은 시가 다시 써지는 순간은, 누군가의 아픔이 나의 목덜미까지 전해져 오는 순간이 아닐까 하고 말한다. 절망에 빠졌을 때는, 희망을 자극해야 한다고. 슬럼프에 빠진 시인에게 다른 시인의 좋은 시는 하늘과 같다고. 그러니 시가 안 써지는 날에는 시집 한 권 들고 시내버스를 타러 가자고 한다.
즉 저자는 독자들에게 슬럼프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성장의 기회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이 시내버스를 타듯, 어머니 스케치북을 보듯 독자들이 좋은 시를 통해 영감을 받고 위안을 받고, 희망을 자극 받아 자신만의 방법으로 꽃씨를 피우기를 기대한다.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를 통해서 희망을 자극하는 좋은 시를 느끼고 자신의 이야기로 만드는 방법을 이정록 시인에 의해 그리고 스스로 깨달았다면 김용택 시인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를 통해서 시들을 필사하면서 시 속으로 더욱 깊게 들어가보자.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평생 간직하고픈 시’를 통해서 희망을 자극하는 자신만의 평생 간직하고픈 시를 찾는 여행을 떠나는 시작으로 삼는 것을 추천한다.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김용택 | 예담 | 2015. 6.
'섬진강 시인'이란 별칭으로 잘 알려진 시인 김용택 시인이 여러 문인의 시를 직접 읽고 따라 써보며 '독자들도 꼭 한번은 따라 써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101편의 시를 엄선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우리 마음을 사로잡은 시인들의 시 70편을 묶은 시선집이다. 난해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시 대신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시의 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시들을 선별해 묶었다.
공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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