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넘쳐나는 오늘날, 우리는 정말 넘치게 먹는 만큼 영양도 넘치게 섭취하고 있는 걸까?
유기농이란 단어도 없었던 어린 시절에 먹었던 토마토는 정말 달고 맛있었다. 계란은 어떤가? 노른자가 선명했던 계란은 현재 유정란이란 이름으로 비싼 값을 지불해야 살 수 있다. 돼지고기는? 닭고기는? 역시 예전에 우리가 먹던 그 맛은 아니다. 예전처럼 키우지 않기 때문이다. 토마토는 익기도 전에 따서 유통하면서 익어가고, 닭과 돼지는 각종 항생제와 호르몬제 투여로 몸집만 커진 채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애당초 영양소를 갖출 시간조차 충분치 않다.
건물의 벽돌이 떨어져 나가면 수리공은 벽돌과 시멘트로 벽을 수리한다. 자전거에 나사가 빠지면 새로운 나사를 끼워준다. 물건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원료가 필요하다. 인체도 마찬가지다. 몸에 상처라도 나면 모든 세포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인다. 이 때 필요 것은 바로 세포를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원료를 공급해 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양소다.
인체는 단백질, 지방류, 탕류, 비타민, 미네랄, 수분 등의 영양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영양소들이 부족하면 병에 걸리기 쉽다. 하지만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받으면 다시 제 기능을 찾게 된다. 이렇게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쉽게 섭취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양제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아무 영양제나 찾아 먹는다면 이 또한 몸을 망치는 일이다. 병에 걸리면 의사를 찾고, 약을 먹으려면 약사를 찾는 것처럼 영양제 또한 제대로 된 가이드가 있어야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왕타오(王涛)는 중국에서 양의와 중의를 전공하고 일본에서 2년간 폐암 연구를 한 의학박사이다. 왕 박사는 다년간의 실험과 추적관찰을 통해 영양이 생명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영양 의학”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고혈압, 당뇨병, 간 경화, 알츠하이머 등 일반질병은 물론 다양한 정신•심리질병과 수십 종의 난치병에 대해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평소 영양제가 중요한 건 알고 있었으나,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우리가 먹은 영양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각 기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었다. 읽고 나서 한 가지 아쉬운 건, 그 어떤 영양제의 처방도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영양제도 약처럼 사람 체질과 필요에 맞게 먹어야 한다고 했으니 처방이 나올 리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쉽긴 하다.
왕 박사가 이 책에서 영양제의 중요성을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마지막 결론은 “건강”이었다. 건강은 의사나 헬스트레이너가 아닌 본인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내가 내 몸을 제대로 알고 관리하고 있을 때 비로소 몸도 마음도 튼튼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박희정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