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 최초의 개방 도시 광저우(廣州)의 영문 표기를 놓고 중국의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쟁이 뜨겁다.
이런 논란은 중국정부가 정한 표준 영문표기는 'Guangzhou'이지만 서구인들에게는 '캔턴(Canton)'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는 데서 기인한다.
캔턴은 광저우(전에는 광둥)의 광둥어 발음을 영어식으로 표기한 말로, 청나라 말기 건륭제 때 외국 상선의 광저우 진입을 허용하면서 영국인들에 의해 이렇게 불리기 시작했고 오늘날 영어사전에도 올라 있다.
캔턴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지명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캔턴을 'Guangzhou'로 바꾸는 것은 '차이나(China)'를 '중궈(Zhongguo)'로 개칭하는 것처럼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반해 'Guangzhou' 지지파들은 캔턴이 시대에 뒤떨어진 명칭일 뿐 아니라 '한 도시 두 지명'으로 혼란을 주고 있다며 병음에 따른 표기 원칙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가지 다 그대로 사용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견해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주진산(舊金山)' '싼판스(三藩市)' '성포란시스커(聖佛蘭西斯科)' 등으로 부르는 것처럼 한 도시의 이름이 여러 개인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이야기다.
일간 신쾌보(新快報)는 3일 광저우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 명칭이 모두 통용되고 있는 가운데 광저우 주재 영국영사관 등 외국 공관이나 외자기업에서는 주로 'Guangzhou'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 베이징(北京)도 개혁.개방 이전 'Peking'으로 표기되다 'Beijing'으로 변한 것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캔턴'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