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중국에 진출하려면 어디를 통해야 할까'. 많은 한국 음악산업 관계자의 고민은 중국 대중음악 시장에 진입할 인적 네트워크, 정보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 한ㆍ중 음악 기업인 간 만남의 자리를 주선했다.
3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각) 중국 상하이 리젠트호텔 4층 컨벤션홀에서 한ㆍ중 대중음악 교류 확대를 위해 양국 음악 산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2006 한중 음악산업 기업교류회'가 개최됐다.
10월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열리는 제8회 상하이국제예술제는 음악부문 행사로 '2006 한국 대중음악 쇼케이스-필 더 케이팝 인 상하이(Feel the K-POP in Shanghai)'를 마련한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타그룹과 동아연출공사,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 오렌지쇼크가 주관하며 공연의 부대 행사로 기업교류회가 열렸다.
문화관광부 박순태 콘텐츠진흥팀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의 아티스트가 모여 중국에서 공연하게 돼 뜻깊다"며 "내년이 한중 문화 교류 15주년이다. 이젠 현실적인 성과가 있을 때인 만큼 이 자리가 더욱 의미 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주상하이 총영사관의 하현봉 영사는 축사에서 "중국은 한국 대중가수에게 우호적인 시장이지만 실제 음악 공연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있고, 음반 판매량도 미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중음악 산업 저변 확대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국의 대중음악 쇼케이스도 한국에서 열려 교류의 폭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타그룹의 친징 대표는 "한국은 대중의 우상을 잘 만들어 아시아 젊은 층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쑨난, 류자량 등 중국 가수들이 한국의 음악 시스템을 배워 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일류 스타의 공연을 유치하는 '어서오십시오',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시스템으로 아시아의 우상을 키우는 '밖으로 나가기'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2006 한중 음악산업 교류회'에 참석한 한국 음악 관계자들은 "정부가 직접 나서 중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이라면서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쥬얼리ㆍV.O.S의 소속사인 스타제국의 신주학 대표는 "한국 음악 시장이 피폐한 상황에서 중국 진출은 의미가 대단히 크다"며 "오늘 어떤 결과물을 얻진 않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나. 교류의 장이 열린 만큼 주도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SG워너비 소속사인 엠넷미디어의 이응용 팀장 역시 "중국 정부와 음악 비즈니스 업체 관계자를 만나 SG워너비ㆍ씨야의 음반과 회사 소개서를 전달했다"며 "오늘은 안면을 튼 정도였지만 지속적인 연계를 통해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가수와 회사를 중국 측에 홍보하는 자리여서 큰 기대를 했지만 실질적인 대화가 오가기는 힘들었다"며 "중국은 일회성 비즈니스로 성과를 얻는 곳이 아닌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때 이 자리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한편 신화의 전진ㆍ이민우, 휘성, SG워너비 등 12개 팀이 참여하는 '2006 한국 대중음악 쇼케이스-필 더 케이팝 인 상하이'는 4일 상하이타우타이(上海大舞臺)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