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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82년생 김지영’, 중국은?

[2019-11-22, 17:24:18]

한국에서 130만 부가 팔린 화제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중국 반응이 뜨겁다. 출판사인 민음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6만 5000부가 중국 본토에서 발간됐으며, 출간된 직후 중국 3대 서점 중 하나인 당당(当当)에서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고 현재 아마존서점 베스트셀러부문 5위에 올라있다.

 


또한 유명 리뷰사이트 도우반(豆瓣)에서는 현재 1만 명 이상의 리뷰어 중 79%가 4, 5점을 주어 7.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국에서 평점 테러를 당하기까지 하는 ‘82년생 김지영’이 중국에서까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 (82년생 김지영) 도우반(豆瓣)평점 >  

 

 < 11월 8일 아마존 kindle 순위 > 

 


 

중국에서의 흥행 이유는?


이 책은 82년에 태어난 김지영이 주인공이다. 그녀가 한국 사회에서의 성장 과정과 결혼 후 어린 딸을 키우는 동안 사회와 가정에서 겪은 불합리한 사건과 감정을 정신과 의사와 상담 후 담당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의 책이다. 90년대 이후 제도적 차별은 사라졌지만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남은 성차별적 요소가 여성들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했고, 남아있는지 보여주기도 있다.

 

그녀가 겪은 일들로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는 남자아이가 그녀를 좋아해서 그렇다며 두둔하는 선생, 술을 강권하며 외모 품평과 성희롱을 일삼는 클라이언트, 출산 후 중단된 커리어,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결국 그녀에게 떠넘기고 마는 남편 등이 있다. 다분히 한국적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이 소설에 중국인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중국도 사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현실


마오쩌둥 시절 “하늘의 절반은 여성이 떠받치고 있다(婦女能頂半邊天).”며 남녀평등을 명시한 헌법 제 48조(중화인민 공화국의 여성은 정치, 경제, 문화, 사회와 가정생활 등 각 영역에서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향유하고, 국가는 여성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며, 남녀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실시하고, 여성 간부를 양성•선발해야 한다.)를 바탕으로 여성의 사회참여를 독려했지만 동시에 여성차별은 여전히 만연하다.


이렇게 말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긴 이유로는 첫째로 마오쩌둥의 말이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해서가 아닌 당시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위해 한 것이라는 것에 있다. 마오쩌둥 집권 초기 노동력이 부족했던 중국은 여성의 지위 향상이란 말과 함께 여성 인력을 사회로 대거 영입했지만, 2010년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현재 단 44.7%의 여성만이 고용돼 있다.
 

 

 < 중국의 남성 임금 대비 여성 임금 수준(출처: 李家兴) >


2017년 실시된 중국 여성 직장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80%의 여성이 구직 활동을 할 때 성차별적인 대우를 받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승진 심사에서도 성별 격차에 직면한다. 기업 관리직 남녀 비율을 살펴보면 남성이 47.7%, 여성이 32.9%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직장에서 승진할 때 여성이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진에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49.2%의 여성이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제외됐다고 응답했다.


둘째로는 중국의 고정적 남녀 편견에 있다. 1980년대 중반에 벌어진 ‘부녀회가’(婦女回家)가 중국인들이 가진 여성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준다. 늘어난 노동력에 비해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기에 여성들이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바로 ‘부녀회가’이다. 현재도 중국의 많은 사람이 여성은 남성보다 느슨한 일을 구하거나 가정주부가 되어 가정과 아이를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내 기업 채용 공고의 성차별 실태를 조사한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서도 편견을 엿볼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를 비롯한 IT기업들이 남성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성들을 광고 전면에 내세웠다. 그 예시로 2012년 알리바바는 여성에게 ‘나는 기술직 남성이 좋아요’라는 말을 그 여성의 폴댄스와 함께 내보였다.
 

 < 중국 기업들의 구직 사진(human rights watch) >

 

셋째로 한국에서도 아직 사회 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남녀 출생성비에 있다.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은 동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의 남녀 출생 성비 불균형을 보여준다. 가장 큰 비극은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는 중국에서 1가구 1자녀 정책이 시행되었다는 것이다. 집안을 잇고 노동력이 되는 남자아이와 달리 시집을 보내면 끝인 여자아이는 출산 전 낙태되거나 호적에 올라가지 못했다. 문제타파를 위해 중국은 태아 성감별을 금지하고 한 자녀 정책도 폐기했지만,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 중국의 남녀 출생 성비(중앙일보) >

 

“김지영은 우리 주변의 모든 여성입니다”


도우반의 리뷰를 보면 같은 아시아 여성으로서 공감이 간다는 중국 여성들의 한탄을 볼 수 있다.
닉네임 ‘百有一用人’라는 이용자는 “이 책은 마치 다큐멘터리 작품과 같다. 우리는 김지영이었거나 앞으로 김지영일 것이다.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는 것은 이 김지영이라는 여성이 전체 그룹에서 몇 안 되는 운 좋은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이다.

 

도시가 계획되어 발전하고 나면 여성들은 계획되지 않은 것은 성차별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사랑이 편견을 극복할 것이라 믿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대부분의 남성에게 여성은 ‘나의 아내, ‘내 딸’, ‘내 어머니’, ‘내 동생’ 등으로 나뉜다. 결국, 공감의 부족이다”라며 핵심을 찔렀다.


<82년생 김지영> 소설이 널리 읽힌다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 남녀차별과 낡은 관습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루빨리 더 이상 성차별이 논쟁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학생기자 이혜원(저장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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