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중국유학 시절 가장 중요시 했던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할 때 왕복 두 시간 걸리는 거리의 양쪽에 있던 간판을 모두 외우는 일, 다른 하나는 식당에 가서 중국 메뉴를 복사해서 요리 이름이 왜 그렇게 붙여졌는지에 대한 연구였다.
역시 모두 외워 버렸다. 그렇다고 필자가 무슨 중국요리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그렇게해서 중국어와 중국문화에 다가서는 초석을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 후로는 닥치는 대로 중국 관련 서적을 읽고 또 읽었다. 그래서 이제는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서 '감'은 잡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러나 요즘 많은 투자자들이 준비없이 진출하는 것을 볼 때 두려움이 앞선다. 중국어도 제대로 안되고 , 중국인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중국문화와 습관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필자는 예전부터 중국관련 서적을 한곳에 모아놓는 작업에 대해서 관심이 높다. 각 기관, 출판사들로부터 기부를 받거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관련 서적을 모아 작은 도서관을 설립하면 어떨까.
어떤 기관에서 이 작업을 해도 무방하다. 다만 조그만 공간과 그것을 관리할 수 있는 직원 하나만 있다면 그 곳에다 수천권의 책과 각 기관에서 발행하는 자료를 모아 두어 언제나 열람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중국 진출하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도서관이 설립이 된다면 책값에 준하는 보증금을 받아 읽고 돌려주면 다시 보증금을 반환하고, 또 복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많은 분들이 동분서주하며 자료를 찾고 부탁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 사업이 시작할 수 있다면 중국에 진출한 많은 분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후에는 전문가들의 칼럼이나 글을 정리하여 DB화 시키고 노무연구회나 기타 단체들의 자료들도 함께 열람할 수 있는 바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중국에 진출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출해 실패하지 않거나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길을 우리가 연다면 앞으로 중국을 몰라 실패하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중국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하에서 접근,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런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되려면 실질적인 실체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강력히 문화 도서관의 설립을 제안해 본다. 그 도서관은 문턱이 높아서는 안 될 것이다. 지리적, 환경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도서관이 빠른 시일안에 설립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