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업체 때리기`에 나섰다.
각종 긴축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열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관련 부처와 감독당국 등을 동원해 부동산 및 건설업체들 부당 이익과 탈세 등의 비리 척결에 착수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수도 베이징 부동산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베이징의 부동산 업체와 건설 프로젝트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건설사를 상대로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집값 급등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중국도 유사한 조치를 취해 더욱 눈길이 쏠린다.
차이나 비즈니스 뉴스는 16일 베이징에서 300개 이상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센타라인 부동산중개소의 책임자인 리 웬지에는 "집값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금융 조치들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다음 단계의 조치에 나섰다"고 말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조사가 불법 토지수용이나 세금 탈루 처럼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저질러 온 비리를 척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관련부처는 물론 금융 및 감독 당국을 동원해 강도높은 합동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건설부와 국토자원부, 재정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등을 포함한 5~6개 부처가 조사에 참여한다.
재정부는 이달초에도 39개 업체가 부당 이익을 챙긴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협회의 회장인 주 종이는 중국 정부는 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항상 부동산 기업을 감독해왔다고 말했다.
베이징시 국토자원국도 지난 2일 건설사 조사에 나섰다고 밝히고, 연말에 적어도 30개의 부동산 건설 프로젝트를 토지 무단 점거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합동 조사는 금융조치만으로는 부동산 과열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각종 규제와 긴축정책으로 최근 잠시 둔화되는 듯하다 10월에 다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국가통계국(NBS)은 지난 14일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10월 신규주택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상승했고, 기존주택 가격은 5.2% 올랐다고 발표했다.
특히 상하이의 신규주택 가격 상승률은 0.6%로 꺾인 반면 베이징은 10.7%를 기록해 70개 주요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샤먼(10.5%), 선전(9.9%), 푸저우(9.6%), 선양(9.0%), 광저우(8.8%)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가격급등의 원인이 업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급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이징 부동산협회의 부회장인 장 준야오는 "부동산은 베이징의 핵심사업"이라면서 "주요도시의 주택 수요가 왕성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