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헌기자] 금융거인 씨티그룹이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컨소시엄을 누르고 중국 국영 광둥개발은행(GDB)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씨티그룹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광둥은행의 지분 85.6%를 242억위안(31억달러)에 인수하게 된다. 씨티그룹은 수주안에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광둥은행의 주요주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광둥은행은 자산 규모 11위 은행으로 13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재무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둥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 2003년에 22%, 지난해는 25%로 실제는 보고된 것보다 더 나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27개 도시에 지점 500개를 운영하고 있어 외국계 은행들은 중국 소매금융 시장 진출을 위해 광둥은행을 최선의 인수대상으로 꼽아왔다.
오는 12월11일 소매금융시장 개방을 앞둔 중국은 이번 국영은행 지분 매각으로 중국 금융시장 개방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았다. 그러나 컨소시엄의 대부분을 중국계 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의미의 중국 은행 매각은 아니다.
지분 85.6%에서 씨티그룹은 20%, IBM은 4.74%를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60% 가량의 지분은 중국계 기업들이 차지한다. 유틸리티기업 스테이트그리드(20%), 중국 최대 보험사 차이나라이프(20%), 시틱트러스트(12.85%), 푸화인베스트먼트(8%) 등이 광둥은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시작된 광둥은행 인수 경쟁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1년 이상을 끌어왔다. 당초 씨티그룹은 미국 바이아웃펀드인 칼라일과 함께 광둥은행 지분 49%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은 중국 은행의 지분을 20%만 보유할 수 있고 중국 은행의 외자 지분 한도도 총 25%로 제한되면서, 씨티그룹은 컨소시엄과 매입 지분 규모를 다시 구성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