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한국학교(교장 전병석)에서는 2020년 8월 신(新)조선어학회(이하 신조선어학회)를 구성했다. 신조선어학회는 1931년 우리말과 글의 연구를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인 조선어학회를 본 딴 이름이다. 상해한국학교는 신조선어학회를 통해 문자로서의 한글 특징과 창제 원리를 배우고, 나아가 세계의 문자에 대해 알아보며 한국인, 유라시아인, 세계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신조선어학회는 지난 8월 콘텐츠 제작팀과 공연 팀으로 나누어져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콘텐츠 제작팀은 개인 혹은 단체로 한글과 세계 문자에 관련된 것을 주제로 카드 뉴스, 포스터, 시, 학습지 등을 만들어 모든 작품을 모아 하나의 신조선어학회 작품집을 만들었다. 또 가정통신문 형태로 제작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학급 위챗방에 전달했다. 한글날과 독도 기념행사가 있는 10월 23일부터는 포스터와 그림을 교학동 1층 로비에 전시하기도 했다. 실물 전시와 디지털 작품집 배포가 함께 이뤄져 교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학생들의 한글 관련 작품을 선보였다.
한글날 및 독도의 날 기념행사 공연은 노래, 영상, 연극, 역사 강연 등으로 구성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역사 강연을 통해 4명의 학생들은 각각 훈민정음 반포 시기의 진실과 일제강점기 때 독립 운동가 들이 어떻게 한글을 지키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학생 관객들은 또래 학생이 설명해서 이해가 잘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등부 공연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연극이었다. 연극 동아리 ‘모꼬지’에서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식민 지배를 받았을 경우를 가정하여 한국어뿐만 아니라 유창한 일본어, 영어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한편, 11학년 한글날 특별 연극팀 ‘라움 한글’은 실생활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언어사용 상황에 대해 해학적으로 표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한글날 기념행사에서 주목할 것은 한글날을 통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문자로서의 한글과 언어로서의 한국어 구분 ▲한글’에 대한 지나친 자긍심으로 한글날이 되면 문자나 문화의 우열을 가리는 태도 지양 ▲다른 나라 문자나 언어를 알아보며 세계인으로서의 소양 기르기 ▲단순히 신조어 사용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신조어 사용의 장단점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며 한글의 유연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신조선어학회 활동을 통해 훈민정음의 창제정신인 애민정신, 자주정신, 창조정신, 실용정신을 우리의 삶 곳곳에서 실천하며 한글과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인, 유라시아인, 세계인으로서 활약할 학생들을 기대해 본다.
오수민(상해한국학교 11)/정리 교사 조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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