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AP=연합뉴스) 중국은 사형수의 장기 적출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야 한다고 휴먼라이츠워치(HRW)가 19일 촉구했다.
중국 내에서 장기이식이 의료윤리와는 관계없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거의 없다. 중국 당국은 자국내 장기이식 사업이 적법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HRW의 홍콩 주재 연구원 니컬러스 베퀠린은 "사형수 장기적출 문제가 중국의 재판시스템과 사형제도, 의료윤리 및 장기불법거래 등 여러분야에 걸쳐 중국 내의 부조리를 드러내보일 수 있는 민감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고, "중국 당국은 그동안 이와 관련해 어떤 논의 시도도 꺾어왔다"고 강조했다.
중국내 사형수 장기 적출 문제는 지난 주 위생부의 황제푸(黃潔夫) 부부장이 차이나 데일리를 통해 "해부용 시체의 대부분은 사형수의 것"이라며 본인 또는 가족의 동의하에 사형수의 장기가 적출돼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불거졌다.
중국 관리가 사형수 장기 적출을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매장전 장기 적출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문화적 편견으로 인해 자발적인 장기 기증은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게 중국 당국의 설명이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9월 중국에서 이식된 장기의 99%가 사형수의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의 관리감독 소홀로 "부적절한" 장기이식이 횡행하고 있다고 중국 관리들도 시인하고 있다.
중국 위생부의 마오췬안(毛群安) 대변인은 (사형수의) 장기가 때로는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닌 돈을 더 주고라도 신장 또는 간을 구입하려는 외국인에게 제공되고 있다고 차이나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베퀠린은 중국 당국이 단속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장기이식이 수익이 많이 남는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불법적인 장기이식은 매우 위험한 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최소 8명의 일본인 환자가 중국으로 건너가 장기 이식을 받았으나 상태가 더 악화됐거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해 지난 2월 공식 조사에 착수하기까지 했다.
한편 중국 정부도 지난 7월부터 인체 장기를 사고파는 행위를 금지한 장기이식 규정에 대한 시행에 들어갔다.
이 규정에 따르면 기부자의 서면 동의가 있어야 장기이식 수술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중국의 톱 랭킹에 있는 일부 제한된 병원에서 관련 자격증을 가진 의사만이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황 부부장은 150만명이 장기이식 수술을 희망하고 있으나 매년 1만건의 수술이 집도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장기 공급이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자국에서 집행되는 사형 건수에 대해 밝힌 적이 없으나 국제 앰네스티는 2005년의 경우 최소 1천770명이 사형집행됐으며 이는 전 세계의 80%에 이르는 수치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