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10%성장 불구 수백만 극빈층 소득 감소..지니계수도 미국 수준]
그 많던 과실은 누가 다 따먹었나.
중국 경제가 최근 10%대 성장을 하는 동안 극빈층의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
또 하루 평균 소득이 1달러 이하인 극빈층이 1억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세계은행이 중국 정부에 전달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2003년 중국 경제가 연 평균 10% 가량 성장하는 동안 하위 10%안에 드는 극빈층의 소득은 2.5% 감소했다. 아울러 하루 평균 소득이 1달러 이하인 극빈층의 수는 1억3000만명에 달했다.
소득의 불균형 정도는 자본주의 상징인 미국 수준에 도달했다. 아시아 개발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지니계수는 지난 81년 0.3에서 지난해 0.4로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낮을수록 소득이 계층간 골고루 배분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자본주의 상징인 미국(지니계수 0.357)과 비슷한 소득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고성장으로 소득의 불균형을 비롯한 각종 개혁의 부작용을 상쇄해 나가고 있다. 개발론자들은 핀곤을 위한 가장 확실한 처방전으로 성장을 꼽고 있다.
중 당국의 의도대로 국가의 부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확산되면 여러 문제들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수 있다.
극빈층의 소득이 줄어든 이유는 명확치 않다. 세계은행은 분석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을 위한 경제모델이 된 중국 경제에 대해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경제 기적은 오히려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을 가난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이 30년 전 성장을 택하면서 의료보험을 비롯한 사회복지 제도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고 있다. 퇴직 교수인 리 지닝은 "개혁을 도입하기 전에 이미 중국의 사회보장 제도는 약해진 상태"며 "개혁이후 중국에서 사회보장은 완전히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역시 사태의 심각함을 인정하고 있다.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중국의 연기금 및 의료보장 시스템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문제에 대처할 만한 재정적 재원을 갖고 있지만 연기금 및 의료보장 위기를 긴급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