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가벼워도 부담없이 즐긴다!
꼬치의 대명사 ‘羊肉串’
예로부터 중국은 양을 가축의 으뜸으로 여겨왔다. <예기(礼纪)>에 보면 가축을 관리하는 양인(羊人)이란 관직명이 나오는데 양을 택한 것을 보면 당시 양이 대표 제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양은 면방직 산업 외에도 훠궈(火锅) 등 중국의 대표 요리에 요긴하게 쓰이는 등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가장 값싸고 대중적인 양 요리인 양로우추완(羊肉串)은 신장 자치주의 위구르 족이 즐겨먹던 전통 음식으로 <한비자>에 소개될 만큼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지금은 전국에 고르게 퍼져 중국 어디서나 양고기를 쇠사슬에 꿰어 화롯불에 굽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어도 숯을 사용해 연기를 많이 내는데다 향신료의 향이 워낙 독특해 멀리서도 손님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굽는 방식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게 양고기를 적절히 쇠사슬 혹은 대나무, 자전거바퀴살에 꿰어 화롯불에 살짝 구워 고추가루, 소금 등의 소스를 바른 뒤 다시 향신료를 뿌리고 구워먹는 방식이다. 이때 향신료로 즈란(孜然)이란 것을 뿌리는 데 코스모스 씨처럼 가늘고 길쭉하게 생긴 이 향신료는 그 맛이 양고기와 잘 어울려 많은 중국인들이 한번 더 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처음 접하는 이들은 카레향이 난다며 먹길 꺼려하기도 한다. 손님 요구에 따라서 양고기 외에 다른 재료들을 꼬치에 꿰어먹기도 하는데, 양파, 마늘 등 채소에서부터 참새, 메추리, 쇠고기, 돼지고기, 닭발, 닭날개 등 그 범위가 다양하다.
조리법상 주변에 자욱한 연기가 배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이에 베이징 당국 등은 도심을 오염시킨다며, 羊肉串 가판상에 제약을 가해오지만, 羊肉串의 인기는 절대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맛있으면서 값싸다는 점이 주머니가 가벼운 중국인들을 매료시킨다. 꼬치 한 개당 가격은 0.5~1.5위엔이며, 羊肉串을 취급하는 식당은 대개 다른 메뉴도 저렴해, 羊肉串 식당에서 단체 모임을 하는 이들도 많다. 식당에서 먹다 보면, 옆 테이블에서 술고래들 주량 논하듯, ‘나 오늘 30~40개 먹었다는’ 등의 얘기도 쉽게 들리곤 한다.
봄이 어느덧 겨울을 밀어내고 있다. 한기가 채 가시기 전에, 화롯불에 둘러앉아 맥주 한잔 들이키며 羊肉串 을 권해보는 쏠쏠한 재미를 찾을 만 하다.
이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