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2650상자 지원, 30개 업체 350명 자원봉사 참여
지난해 1월 춘절을 기점으로 시작된 코로나19는 20개월 가까이 교민들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한•중 이산가족을 만들기도 했고, 꿈 많은 유학생들의 중국 입국을 막았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자 고통은 추억으로 바뀌기도 했다. 답답했던 몇 달 간의 온라인 수업도 가족들의 추억이 됐고, 전세기 탑승 명단에 오르기를 바랐던 간절한 기도도 애틋한 기억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교민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안겼던 ‘구호품’ 격리키트는 ‘코시국의 감동’으로 자리 잡았다. 구호물자를 받은 이재민처럼 받는 순간 “대한사람 대한으로”가 절로 나왔다는 교민들, 왼쪽 가슴에 손이 올라가며 언박싱 의식을 치렀다는 후일담이 이어졌다. 기업들의 후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마련된 ‘구호품’이 14일간 호텔격리를 버틸 수 있게 한 큰 힘이 됐다는 입국자들의 감사인사가 영상, 문자, 편지, 선물 등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교민사회 잊지 못할 ‘추억’과 감동의 ‘기록’을 남긴 구호품 지원이 지난 8월 30일 입국교민들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생수, 빵, 우유, 라면, 김치, 삼계탕, 박카스 등 음식과 손소독제, 수건, 세제, 텀블러, 생리대 등 생필품들로 구성된 격리키트. 이 구호품 상자가 무려 2650개 지원됐다. 지난해 전세기 입국자 1100개와 이후 개별 입국자 1550개가 각 호텔에 격리 중인 교민들에게 보내졌다.
구호품 지원 기업•단체 30여 곳
격리키트를 채워준 기업과 단체가 약 30여 곳이다. 스킨푸드, 원불교상하이교당, 풀무원, 이마트, 롯데케미칼, 샘표, 락앤락, 빙그레, POSCO CSPC, 블루아이, 반석부동산, 대상 청정원, 한세드림, 한라산소주, 세스코, 농심, 오리온, 동아제약, 파리파게뜨, 아모레, 산업은행, 삼다수, 도루코, 청담소녀, 연합교회, 지구촌교회, 국보디자인 등이 격리교민 지원에 참여했다.
격리키트 포장•배송 등 자원봉사자 350명
기업이 후원한 구호품을 입국자들이 있는 격리호텔로 전달하는 과정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손길이 함께 했다. 25대와 26대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를 통해 구호품을 포장하고 호텔로 배송하는 일에 자원봉사자 350명이 참여했다. 이 중 150명은 전세기 탑승 가족들이다. 전세기 입국자들 가족들, 또 구호품을 받은 교민들이 다음 입국자들을 위해 포장에 참여하는 선순환 자원봉사가 이뤄졌다.
입국(예정)자 위챗 단체방 연인원 8000명
교민들의 입국과정에 정보를 제공하고 구호품 지원 업무를 담당해 온 봉현준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전임 부회장에 따르면, 입국자들을 위한 위챗 단체방의 연인원 총 8000여 명이다. 탑승자들을 위한 ‘입국자 방’과 초청장 문제 등으로 한국에 있으면서 소식을 기다리는 교민들을 위한 ‘입국 예정자 방’이 각각 연인원 4000여 명이라고 한다. 현재는 입국 예정자 방을 한 개로 통합 운영 중이다.
“구호품 지원에 담긴 이야기, 잊혀지지 않을 것”
8000여 명의 입국(예정) 정보와 구호품 지원을 도운 봉현준 상해한국상회 전임 부회장은 격리교민의 구호품 지원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지난해 상해한국상회가 나서 총 다섯 차례의 전세기로 입국한 교민 1100명에게 구호품을 지원했다. 6차 전세기 무산으로 구호품 지원도 중단됐다. 그런데 개별 입국하는 교민들에게 블루아이(코리아 부동산)가 구호품을 마련해주겠다는 소식을 전해줬다. 이를 계기로 새롭게 구호품 지원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어 민주평통이 협찬했고, 25대 박상윤 회장과 26대 이준용 회장의 개인 비용으로 구호품 지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리고 올해 26대 상해한국상회의 중점 사업으로 개별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정보방과 구호품이 결정됐다. 기업들의 아낌없는 협찬과 한국상회의 소중한 회비로 8월말을 마지막으로 총 1550여개의 구호품이 마련됐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1년여에 거쳐 구호품 2650개를 협찬해준 기업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비록 구호품 지원은 끝났지만 그 안에 담긴 수 많은 이야기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소회를 전한다.
한편, 지난 3월 상해한국상회는 개별 입국자 구호품 지원에 참여한 21개 기업에 감사장 전달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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