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워질 것임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일을 미루는 행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고, 그 결과 아래 세 가지의 가능성들이 제시됐다. 사람들이 왜 일을 치일 피일 미루는지 알아보자.
날마다 다른 자기 통제력
사람마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자기 통제력에 차이가 있지만, 자기 통제력은 그날의 상황과 컨디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기 통제력은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표와 동기, 어떤 일을 미루었을 때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능력,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할 지에 대한 전략과 정보, 스트레스와 피로 수준 등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이 중 하나라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기통제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데드라인을 꼭 맞추겠다는 목표가 뚜렷하고 일을 미뤘을 때 미래의 내가 맞이할 고통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일을 제때 마무리 하기 위한 계획 같은 것을 다 세워 놓아도 너무 피곤해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또 미루고 마는 식이다.
완벽주의자는 일을 미루지 않을까?
미루기를 불러오는 또 다른 이유는 의외로 '완벽주의'다. 완벽주의 경향이 있는 자신이 겪는 일상 속의 모든 경험을 스트레스 거리로 바꾸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예를 들어, 독서 같은 취미 생활도 완벽주의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하면 "무엇을 하든 열심히, 잘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하루에 반드시 100페이지는 읽어야 한다는 어려운 목표를 세우는 등 취미로 시작했던 것이 어느 새 일이 되고 만다.
오늘도 100페이지 읽기에 실패했다며 좌절하고, 쉬려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다 자신에게 괴로움을 주고만 책 읽기를 미워하게 되고, 취미 생활 조차 잘 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미워하는 등 모든 것에서 감정과 에너지 소모를 겪는다. 이런 일상적인 에너지 고갈 상태는 정작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쓸 에너지 부족을 불러오고,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게을러 보이는 상태를 만든다.
미루기의 쾌락
이렇게 상황에 따른 자기 통제력, 또는 지나친 완벽주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루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미루기를 즐기느라 미루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셰필드대 심리학자 푸시아 시루아 교수에 따르면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뤘을 때 지금 당장 느껴질 해방감과 기쁨을 크게 인식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꺼이 일을 미루는 경향을 보였다. 오늘만큼은 덜 고통스럽게 보내겠다며 “내일의 일은 내일의 내가 하겠지”하고 기쁜 마음으로 폭탄을 넘기는 것이다.
또 데드라인 직전까지 미루고 벼락치기로 일을 마무리하는 스릴과 효율을 즐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을 자극제로 삼아 업무 효율을 늘리는 경우다.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불안과 긴장을 극도로 높여 일을 할 수 밖에 없도록 자신을 몰아붙이는 행위가 장기적으로도 건강과 행복에 이로울지는 단정 지을 수 없다.
학생기자 박민채(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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