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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感纪行 ③시각] 신묘한 착시 세계로! MOI 환각 박물관

[2021-11-09, 10:51:46] 상하이저널

Museum of Illusion 

 

MOI(Museum of Illusion)는 2015년 크로아티아에서 로코 지코빅과 토미슬라브 파무코빅에 의해 처음 개관했다. 설립자 지코빅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시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현재 19곳 도시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11곳에서는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한국 부산에서도 방문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상하이에도 개관하면서 직접 다양한 착시 현상을 체험해 보고픈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다.


80여 점의 전시품들이 각각의 MOI 지부에 전시돼 있어, 뉴욕에서 볼 수 있는 전시물은 상하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MOI의 기본적인 모토, 방문객 모두를 착시 세계에 초대한다는 점은 어느 곳에서나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시각의 맹점과 인식의 불완전함을 파고드는 신묘한 착시의 세계에 빠져보자.

 

  

착시란?


MOI안으로 입장하기 전, 착시가 무엇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착시(錯視)는 말 그대로 눈의 착각을 의미하며, 현상 또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착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주변 환경이나 물리적인 이유로 감각 자체가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다. 잔상이나 명암, 기울기 등의 자극으로 인해 실제로는 같은 색이 다른 색으로 보인다거나 존재하지 않는 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뇌가 이 시각 정보를 받아들여 추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적 착각이다. 한 가지 이미지가 전혀 다른 두 가지 사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거나, 펜로즈 삼각형 등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는 물건이 마치 실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해당한다. 대부분의 착시 현상은 이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MOI에서 확인 가능한 전시품도 그러하다.

 

  

입체의 거짓말


입구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특이한 그림이 눈에 띈다. 이 그림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원근법을 이용해 복도와 문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볼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점만 명백해진다. 눈을 움직이면 그림이 눈을 따라 움직이고 분명 멀리 있어야 할 문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림 앞에 서면 마침내 진실이 드러난다. 우리가 움푹 들어가 있다고 인지한 ‘문’은 사실 돌출돼 있었던 것.

 

키다리와 난쟁이

 

 

 

‘에임스의 방’이라고도 불리는 이 전시품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크기 착시를 보여준다. 지정된 자리에서 구멍을 통해 방을 지켜보면 마치 왼쪽에 있는 사람이 소인이 되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거인이 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것은 당연히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 방의 비밀은 각도를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가도록 설계된 왼쪽 벽에 있다. 절묘하게 설계된 방의 구조로 인해 사람의 눈은 이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거리에 따른 크기의 괴리를 무시하게 된다.  


또한 왼쪽 끝의 사람 역시 오른쪽 끝의 사람과 동일한 양의 빛을 받도록 등이 조정돼 있는데, 그림자의 유무로 사물의 움직임이나 성질을 판단하는 뇌의 특성상 이것 역시 두 인물이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부쉐 의자 착시

 

 
부쉐 의자 착시 체험을 처음 만났을 경우 정체를 알 수 없이 배치돼 있는 정사각형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멀리서 알맞은 장소에 서서 보면 의자형태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옆에 서있는 사람이 그 포토존에 앉아있는 사람보다 2~3배 작게 보일 것이다. 이 놀라운 크기 변화 착시는 1963년 프랑스 심리학자 장 부쉐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는 2개의 상당한 장치, 즉 초대형 의자 받침과 4개의 정상 크기 의자 다리와 관련이 있다.  


의자를 적절하게 배치하고 정확한 거리에서 바라보면, 의자 위에 있는 사람은 실제 크기보다 훨씬 더 작게 보여 진다. 부쉐 의자는 우리의 시각 체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믿을 게 못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지되는 사람의 크기가 그 사람을 둘러싼 주변 물체가 암시하는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기울어진 방


 

 
“기울어진 방”에 들어서면 기우뚱한 느낌이 들면서 걷기가 힘들어진다. 사실 서있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기울어진 방”은 기울어진 바닥, 벽 그리고 천장을 가진다. 인간의 귀 가장 안쪽 부분(내이)에 몸이 얼마나 기울어졌는지를 감지하는 평형 기관이 있다. 그것은 사람 몸의 균형과 움직임을 감지한다. 이 평형감각은 우리가 넘어지지 않고 꿋꿋이 서있거나 똑바로 걷는 것을 돕는다. “기울어진 방”에서 이 벽들은 기울어진 바닥에 수직이다. 이것은 그것들이 실제는 바닥에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을 감으면, 우리 몸이 땅에 똑바로 서있을 수 있도록 할 수 있고, 심지어 기울어진 바닥에 서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오직 음향 신호만이 우리 뇌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을 뜨면, 우리는 벽이나 천장에 대해 잘못된 시각 신호를 받는다. 그에 따라 우리는 벽이 아닌 우리 몸이 기울어졌다고 믿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의 뇌는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정보를 받아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우리의 뇌는 혼란스럽게 되고, 잘못된 시각 정보에 의해 속게 된다.

 

삼원색의 방


 


‘삼원색 방’에 들어가서 오로지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방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삼원색방에는 3가지 기본 색상(R-빨강, G-초록, B-파랑)을 가진 스포트라이트가 있다. 빛 앞에 서서 프로젝션 벽을 바라보며 손을 들거나 행동을 취하게 되면 이차 색상(M-자홍, Y-노랑, C-청록)으로 만들어진 세 가지 그림자를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벽에 하얀색 빛을 볼 수 있다.

 

그 반대편 벽에는 세가지 기본 색 안에 세가지 스포트라이트들를 볼 수 있다. 빛은 3가지 주요 색(빨강, 초록, 파랑)들로 구성된다. 그들은 함께 하얀 색의 스펙트럼(빛 띠)을 형성한다. 만약 주요 색에서 세가지 스포트라이트들이 같은 세기로 빛난다면, 겹쳐지는 빔(빛 줄기)는 여러 가지 색을 띄지 않게 된다. 빛의 착시가 형성되고 빛이 겹쳐지는 빔은 하얀색이다. 이 현상을 “색 가산 이론(Theory of Color Addition)”이라고 부른다. [기본 색: R-빨강, G-초록, B-파랑, 이차 색: M-자홍, Y-노랑, C-청록)]

 

MOI 幻觉博物馆
•闵行区申滨路76号丽宝广场M层110号

•021)6333-0883

 

근처 볼거리


MOI에 방문해 볼 계획이 있다면, 박물관 근방의 각종 시설들 역시 염두에 둘 만하다. 먼저 박물관이 위치해 있는 丽宝乐园은 내부에 들어서 있는 상가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단순한 산책을 목적으로 했을 때에도 방문하기에 좋다. 현대적인 감각의 건물들과 함께 잘 정돈된 초목이 들어서 있어, 방문자에게 매우 독특하고도 고요한 인상을 준다. 야경 역시 밝고 특이하다. 건물과 자연 외에도 넓은 지상과 지하로 이루어진 구조와 상당한 규모의 분수, 각종 조형물 등등, 단순히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인상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MOI를 구경한 후 여지가 남는다면 잠깐이나마 확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식당의 경우 MOI가 위치한 건물 내부에도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근처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장소라면 홍차오신톈디(虹桥新天地)가 손에 꼽힌다. MOI으로부터 약간 떨어져 있는 위치이지만, 도보로 약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이기에 교통 수단이 없더라도 이동에는 문제가 없다. 홍차오신톈디에 위치한 대부분의 식당은 준수한 맛의 메뉴를 자랑하기 때문에 본인의 음식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아가는 것도 괜찮지만, 그 식당들 중에서도 현지인들 사이에서 평가가 가장 좋은 식당이라면 와청태국요리(瓦城泰国料理)가 눈여겨볼 만하다. 와청태국요리는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태국 요리 식당 중 하나이며, 비록 가격 면에서 저렴한 축에 속하지는 않지만 태국 요리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근처의 유명한 식당이 궁금하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지이다.
 

 
와청은 취급하는 요리는 태국 문화권의 요리뿐이지만, 메뉴의 다양성은 주식부터 후식까지 매우 출중하다. 우선 다양한 양식의 커리를 취급하는데, 코코넛과 콩, 닭고기 등등을 사용해 특이하게 초록빛을 띄는 태국 전통의 그린커리치킨은 물론, 마찬가지로 코코넛 밀크를 기반으로 했지만 콩이나 닭고기 대신 소고기를 원재료로 사용한 레드커리비프 역시 주문이 가능하다. 그린커리치킨은 가볍고 부드러운 맛을 추구하는 반면, 레드커리비프는 보다 진하고 자극적인 맛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커리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나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동남아시아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파파야 샐러드를 태국식으로 변형한 솜 땀 역시 먹어볼 만하고, 대개 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스프 요리인 돔얌꿍도 매우 유명하다. 달콤하고 시면서도 짭짤한 복합적인 맛을 자랑하는 태국식 볶음 쌀국수 팟타이 역시 판매된다. 메뉴는 모두 전반적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들어맞는 느낌의 요리들로 구성돼 있는 덕분에 어떤 요리를 주문할지 고민할 구석이 줄어든다.
 
MOI 박물관은 이처럼 시각을 중시한 착시 현상들로 가득한 박물관 내부 외에도 근방의 볼거리와 먹거리들 역시 잘 준비돼 있어, 여러 방면에서 방문 가치가 높다. 괴이하면서도 신비한 각종 전시물을 직접 접촉하며 구경할 수 있는 MOI 환각 박물관은 필히 인간의 오감 중 시각을 돋보이게 하는 경험을 선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학생기자 김보현(SAS 12), 윤재인(상해중학 11), 서지호(상해중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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